결론부터 말하면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2024-2025시즌 V리그가 시작됐다. 그 첫 포문은 대한항공 점보스와 OK저축은행 읏맨(제발 이 팀은 이름 좀 그만 바꿨으면…)이 맞붙었다.
결과는 세트 스코어 1-3으로 OK저축은행의 패배. 대한항공의 전력이 월등히 좋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경기만 놓고 보면 1세트와 2세트 초반 OK저축은행의 기세는 상당히 좋았다. 3세트가 메롱(?)이었지만 4세트에서도 처음에는 그래도 해 볼 만 했었다. 하지만 예상을 뒤엎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물론 이유가 있었다. 주전 세트 이민규가 부상으로 빠진 것이 가장 컸다. 그리고 시즌 첫 경기를 가지고 너무 목숨 걸(?) 필요는 없다. 다만 최근 몇 시즌 동안 반복해오던 것을 올해도 보여줄 것 같다.
여전히 무옵션의 공격 라인
최근 3시즌 동안 레오가 버텨줬다. 그러는 동안 새로운 토종 공격수는 탄생하지 않았다. 그리고 레오가 떠났다. 그러나 변화는 없다. 자칫 이 팀은 매번 희망 고문만 하다가 시즌을 끝낼 수도 있다.
올 시즌 새로운 외국인 선수로 OK저축은행은 마누엘 루코니를 영입했다. 루코니는 KOVO컵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래도 어쨌든 OK저축은행의 1옵션이다. 문제는 그 다음 옵션이 없다. 루코니도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 자리는 누가 들어가든 1옵션이 될 수 밖에 없는 자리다. 그런데 과거 레오나 가빈 그리고 트라이아웃 시절의 케이타 같은 수준이 아니라면 토종 선수가 또 다른 루트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과연 누가 있을까? 포지션과 상관없이 모든 공격수 가운데 신호진을 제외하면 공격수다운 선수는 없다. 이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
먼저 OH 라인을 보면 수비 귀신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공격 귀신이 있는 것도 아니다. 차지환은 상무 시절 파괴력이 나오지 않고 있다. 어쩌면 그것이 전성기였을지도…박창성도 있고 몇몇 있지만 고만고만하다. 팀의 주전 송희채. 글쎄 현재는 그의 장점을 모르겠다. 리시브가 탁월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나마 제일 낫고 간혹 공격이 터지기는 하지만 그 정도는 풀타임으로 뛴다면 할 수 있는 선수는 많다. 다시 말해서 장점은 없고 그냥 이래저래 약점이 더 부각되는 고만고만한 자원들이 대부분이다.
공격은 신호진이 가장 좋지만 아쉬운 것은 높이다. 만약 신호진이 5-6cm만 더 컸다면 배구 역사가 달라졌을지도…(사족이지만 신진식이 5cm만 더 컸어도…) 어쨌든 OH쪽은 현재도 없고 미래도 없다. 다만 올해는 장빙롱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다를 수는 있을 것이다. 오기노 감독에게 간혹한 것이 아니라 그동안 왜 이 부분을 해결하지 못하고 올 해도 시즌 출발을 60-70%로 하는지는 모르겠다.
용병 탓? 먼저 세터가…
레오 대신에 선택한 마누엘 루코니. 이미 컵대회에서 혹평을 받았다. 그런데 V리그 데뷔전은 어땠을까?
16득점으로 팀내 최다 득점 그리고 성공률은 42.42% 서브 에이스 1개를 기록했다. 일단 2세트 교체 멤버로 들어온 신호진이 14득점을 올렸다는 사실을 보면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다만 경기를 보면 루코니의 기량을 의심할 수는 있지만, 100% 그의 책임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적어도 제대로 된 볼이 올라와야 때릴 수 있는 것 아닐까?
그림 같은 토스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사람답게(?) 올려만 줘도 충분히 좋은 역할을 해냈을 것이다. 분명 보는 이들에 따라 평가는 다르겠지만 필자는 루코니가 정상적인(?) 세터만 만난다면 혹평받을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코트를 찍어 버리는 힘도 있고, 강력한 서브도 옵션으로 가지고 있다. 오픈 공격과 같은 것은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지만…
박태성이 어린 선수라 발전 가능성은 있을 것이다. 또한 팀은 그의 미래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V리그는 미래를 꿈꾸는 것이 아니라 당장이 중요한 것. 그가 훗날 명세터가 되더라도 현재는 제대로 된 토스를 좌-우 할 것 없이 올리지 못한다는 사실. 데뷔전은 분명 아쉬움이 조금이 아니라 많이 남았다. 하지만 첫 경기로 퇴출을 거론하거나 혹평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외국인 감독 시대 그러나…
올 시즌 V리그는 한국인 감독을 찾아보기 힘들다. 단 두 팀만 토종…그만큼 국내 지도자들이 문제가 많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외국인 감독이라고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오기노 감독이 그것을 증명해준다.
신장에서 경쟁력이 있거나 파괴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어쩌면 피지컬은 우리나라와 비슷할 것이다. 그런데도 일본은 정상급의 기량을 보인다. 이처럼 한국배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일본 배구를 배울 필요가 있다. 그런면에서 오기노 감독이 OK저축은행으로 돌풍을 일으킬 줄 알았다. 하지만 늘 똑같다. 앞서 지적한 문제들도 그렇고…늘 시즌 초반은 100%가 아니더라도 80-90% 정도였던 적도 없다.
우승을 못하더라도 팀을 잘 만든다면 그 가치는 언젠가 인정받게 된다. 지금이 그런 과정이라면 기다릴 수 있지만, 큰 업적과 성과보다 작은 변화도 없는 지금이라면 실패한 V리그 외국인 감독의 대표 사례로 남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사진 :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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