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OVO/V-Zone

한국 배구인들 각성하고 준비하고 공부해야 한다

by 특급용병 2024. 3. 21.
728x90
반응형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한 KB손해보험은 봄 배구를 앞둔 시점에서 내년 시즌 새로운 감독으로 스페인 국가대표 감독 미겔 리베라를 선임했다.

 

이로써 만약 대한항공과 OK금융그룹의 사령탑 자리가 변동이 없다면 시즌 중에 내년 감독을 선임한 현대캐피탈을 포함 V리그 7개 구단 중 절반이 넘는 4개 구단이 외국인 감독으로 구성된 시즌이 될 것이다.

 

한편으로는 새로운 바람이 일어날 것을 기대함과 동시에 V리그의 변화로 한국 배구가 국제 경쟁력이 있는 초석이 되기를 기대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씁쓸하다.

 

외국인 지도자를 부정적으로 보거나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런 추세가 그저 외국인 감독을 선택해 성공한 팀의 긍정적인 면만 보고 아무 생각 없는(?) 선택이 되지 않길 바랄 뿐이다. 또 다른 부분으로는 한국 배구인들이 그동안 너무 안일한 태도를 취한 것이 안타깝다.

 

현역에서 은퇴 후 지도자로 새로운 현역(?) 생활을 이어가는 배구인들이 있다. 프로 지도자가 아니더라도 대학 배구 지도자로 활동하기도 한다. 문제는 아무런 준비 없이 지도자 생활하는 이들도 있다. 무조건 유학 및 연수를 간다고 해서 지도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무조건 현역에서 은퇴하고 코치가 된다고 지도자라고 할 수는 없다. 혹은 바로 감독이 된다고 해서 지도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당장 성적을 냈다고 좋은 지도자라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지금까지 V리그의 패턴을 보면 대부분 똑같은 길을 걷는다. 코치로 혹은 아마배구 감독으로 있다가 프로 감독이 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이 맡은 팀 상황은 다르지만 큰 꿈을 가지고 지도자로 출발한다. 다만 전력과 관계없이 모두가 똑같은 배구를 한다. 결국 기존에 전력이 좋은 팀은 계속 좋은 성적을그렇지 못한 팀은 계속해서 성적을 내지 못하는 구조

 

팀 전력이 나쁘지 않은 팀들은 감독이 바뀐다고 해도 좋은 용병만 보유하게 되면 중위권 그 이상으로 도약한다. 그래서 감독의 지도력과 별개로 좋은 지도자로 인정받는다. 반대로 전력이 좋지 않은 팀들은 무능한 지도자로 욕만 먹다가 결국 코트를 떠나게 된다.

 

과연 누구의 문제일까? 리그의 구조도 문제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 감독으로 선임된 지도자들이 결국 문제다.

 

전혀 성적을 낼 수 없는 팀. 그렇다면 체계적인 체질 개선을 이뤄야 한다. 물론 구단은 기다려주지 않을 수 있지만만약 뚝심 있게 자신의 배구 철학을 실천해 간다면 설령 팀에서 쫓겨난다고 해도 새로운 기회는 있을 것이다. 게다가 성적과 별개로 현장의 평가는 다를 수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V리그에서 이런 감독은 아무도 없었다. 만년 하위권을 달리는 팀들도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다양한 시도를 하거나 도전하기보다 용병에 의존하는 몰빵 배구하다가 성적을 못 내면 그냥 다음을 준비한다거나 팀을 떠나는 일들이 반복됐다.

 

문제는 이런 악순환이 반복됨에도 배구인들은 변하지 않았다. 젊은 지도자든, 경험이 있는 지도자든 상관없이왜냐하면 그러지 않아도 돌고 돌아서 계속 기회가 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기회가 오지 않을 수 있다. 일단 대한항공은 산틸리-토미 두 감독으로 계속 리그를 지배하고 있고, OK금융그룹도 어쨌든 절반의 성공을 이뤘다. 여기에 현대캐피탈이나 KB손해보험도 변화의 출발점이 된다면 국내 지도자들의 설 자리는 더욱 없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한탄하고 뒷전으로 밀려 있을 것인가? 한국 배구는 점점 바닥을 뚫고 가고 있는데 지도자들까지도 수준 이하라면 미래라는 것은 없다. 이제는 당연히혹은 밥 그릇 나눠먹기가 아닌 도전을 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연구하지 않고, 공부하지 않고 발전이 없었던 것에 대한 각성도 필요하다.

 

베테랑 감독들이 점점 사라지는 것도 안타깝다. 그러나 왜 그렇게 되는지젊은 지도자들이 많이 탄생하지만, 수준은 바닥에서 올라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유가 뭔지? 이것은 단순히 선수들의 문제, 배구 환경의 문제만이 아닌 현장 지도자들에게 더욱 문제가 있다.

 

V리그도 외국인 감독 세상이다. 그리고 국가대표도 외국인 감독 시대가 열리고 있다. 진짜 자존심이 상한다면 말로만 우리 자리를 지켜야 한다.”가 아니라 지도력을 보여줘야 한다. 당장은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부터라도 각성해서 외국인 감독이 정답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

 

사진 : KB손해보험 스타즈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