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없는 부상으로 퇴출당한 라이트를 대신해 KIA는 또다시 우완투수 ‘로만 콜론’을 영입했다(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20만 달러).
그런데 당시 일부 언론에서는 ‘ML 출신 콜론’이 KIA에 입단했다고 발표했다. 그 바람에 한국 팬들에게 잘 알려진 ‘바톨로 콜론’으로 착각하기도 했다. 그래서 KIA의 선택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려 한순간…KIA의 콜론은 야구팬들이 아는 콜론과 전혀 관계가 없는 인물이었다.
KIA에 입단한 콜론은 메이저리그 통산 5시즌 동안 121경기 179.1이닝을 소화하며 8승 10패 평균자책점 5.12를 기록했다. 그는 140km 중후반의 위력적인 볼을 던지는 선수로 알려졌다.
한국 무대 데뷔전에서 3이닝 1실점으로 비교적 나쁘지 않은 투구를 했다. 그는 네 번째 등판에서 6이닝 1실점으로 KBO리그 첫 승을 따낸 이후 4연승 행진을 하는 등 로페즈급 투수로 평가를 받았다. 물론 위력적인 구위를 소유했지만, 투구폼이 크다는 것이 단점이라고 했지만…솔직히 잘 던지면 그만이었던 것. 어쨌든 콜론은 KIA의 새로운 힘이 될 것으로 기대치를 더 높였다.
무엇보다도 콜론의 인성은 정말 좋은 선수였다. 승리에 집착하는 외국인 선수들과 다르게 그는 “좋지 않다면 5회에 강판시켜도 좋다.”며 팀을 먼저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부분이 부각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팀의 에이스 로페즈가 2010시즌 난폭한 ‘의자왕’으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력적인 구위에도 불구하고 분명하게 나타난 약점 때문에 시즌 막판 기세가 꺾였다. 콜론은 2010시즌 21경기에 등판 8승 7패 평균자책점 3.91을 기록했다. 비교적 준수한 성적을 올린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KIA와 재계약에 실패했다. KIA는 이닝이터를 원했으나 콜론은 평균 5이닝도 소화 못 하는 선수였다.
KIA와 결별이 확실시되자 일부 구단은 콜론에 눈독을 들였다. 하지만 KIA는 그를 임의탈퇴로 묶었다. 결국 다른 팀으로 이적할 수 없었던 것. 이에 콜론은 “억울하다”라며 “한국에서 뛰고 싶다”라고 호소. KIA는 많은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당시 국내 구단에서 외국인 선수들과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서 임의탈퇴로 묶는 사례는 매우 흔한 일이었다. 단순히 KIA만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 어쨌든 콜론의 한국행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국, 다시 마이너리그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가던 콜론은 지난 2012시즌 캔자스시티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다시 콜업됐다. 하지만 이렇다 할 활약은 하지 못했다. 콜론은 2014년을 끝으로 은퇴했다.
198cm의 장신의 키를 이용해 하이파이브를 할 때, 김선빈을 곤란(?)하게 만들었던 모습이 여전히 기억된다. 콜론과 김선빈이 나란히 서 있을 때는 아빠와 아들처럼 보였던 모습들도 하나의 추억으로 남게 되었다. 만약 다른 팀에서 뛸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당시 구단들의 갑질 아닌 갑질이 좀 아쉬웠다.
● Roman Benedicto Colon - 한국명 : 로만 콜론
● 1979년 8월 13일생
● 우완투수
● 2004년 8월 21일 ML데뷔
● 주요 경력 : 2004 애틀란트-> 2005 디트로이트-> 2009-2010 캔자스시티 -> 2010 KIA -> 2012 캔자스시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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