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시즌 초반 마이크 파머를 퇴출한 두산은 2000시즌 SK에서 뛰었던 빅터 콜과 계약금 2만 달러, 연봉 6만 8천 달러에 계약했다. 두산 이미 직전 시즌부터 김인식 감독이 콜에 대해서 호감을 가지고 있었기에 대체 선수로 선택했다(SK편에서 자세히…).
두산 유니폼을 입은 콜은 한때 팀에게 구세주(?)와 다름없었다. 당시 두산은 선발 투수가 사실상 없었다. 그마나 유일한(?) 선발 투수였던 구자운도 부상으로 전력에서 떠나있던 상황. 그런데 콜은 팀 합류 후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한때, 4연승을 달리는 등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해냈다. 다만 극한의(?) 기복과 제구력 불안으로 그의 활약은 오래가지 못했다.
전반기 9경기에서 52이닝을 소화하며 4승 4패 그러나 평균자책점은 무려 5.37이었다. 그래도 두산에서 그나마 선발다운 투수였다. 후반기에도 그는 선발로 11경기에 나와 67.2이닝을 던지며 평균 6이닝을 소화하는 나홀로(?) 선발 투수였다. 평균자책점도 4.79로 전반기에 비해 감소…당시 리그는 절정의 타고투저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았다.
5월에 팀에 합류한 콜은 2001시즌 21경기에 등판 6승 9패 114.1이닝 평균자책점 5.79를 기록했다. 이 성적은 리그에서는 가치가 없었을지(?) 몰라도 두산에서는 매우 가치가 있는 성적이었다. 참고로 두산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인물은 불펜 투수 이혜천이었다. 53경기에 등판해 141.2이닝을 소화한 것. 그다음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한 인물이 콜이었던 것. 참고로 2001시즌 두산 팀내 이닝 Top 5 중 유일하게 선발 투수가 콜이었다.
가을 무대에서 콜은 준플레이오프 1경기 1홀드, 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 6.1이닝 6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그리고 한국시리즈에서는 2경기 5.1이닝 8실점을 기록했다. 당시 한국시리즈는 타고투저의 끝을 보여줬던 시리즈였다. 이런 부분을 고려하면 무난했다고 해야 할까? 어쨌든 이듬해 콜은 총액 15만 달러(연봉 8만 달러, 사이닝 보너스 2만 달러, 옵션 5만 달러)에 재계약을 했다.
문제는 꼭 저렴한(?) 가격에 영입한 선수들이 재계약으로 연봉이 폭등하면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
이듬해 콜은 연습경기에서 썩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문제는 연습경기 결과가 아니라 그의 돌출 행동이었다. 한번은 우즈와 통역이 훈련을 끝내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작은 언쟁(?)을 벌였다. 그런데 갑자기 콜이 끼어들이 욕설을 퍼부은 것. 또한 거듭된 그의 이상행동(?)에 두산 투수들은 그와 말하다가 적발되면 벌금을 물리기도 했다. 즉 철저하게 왕따를 자처했고, 그렇게 된 것이다. 상황이 이러자 이미 그를 퇴출하고 내야수를 영입할 것이라는 소문도 있었다. 다만 구단은 시범경기까지 지켜보기로 한 것.
그런데 두산은 콜을 쉽게 버릴 수 없었다. 2002시즌이 시작되자 그는 팀 선발의 한 축을 담당했다. 특히 전반기에는 17경기에 등판해 8승 3패 104.1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했다. 물론 후반기에는 10경기 4승 3패 평균자책점 5.13에 그쳤다. 무엇보다 전반기에는 평균 6이닝 이상을 소화했으나 후반기에는 5이닝 정도에 그쳤다.
콜은 2002시즌 27경기 12승 6패 157이닝을 소화하며 4.0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준 한 해였다. 하지만 이것은 한국에서의 마지막 시즌이 됐다.
시즌 내내 자신의 연봉에 불만을 토로하던 콜은 옵션을 달성한 이후 갑자기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다. 이에 코칭스태프는 웃돈을 뜯어내기 위한 꼼수라며 비난했다. 왜냐하면 그가 부상을 호소하던 시점은 두산이 4강 진출을 위한 마지막 몸부림을 치던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더욱 분노하게 만든 것은 그의 태도였다. 단순히 국내 지도자와 선수들이 그를 외국인이라고 매도한 것이 아니었다.
팔꿈치가 아프다고 해서 구단은 정밀검사(MRI)를 하자고 하자 갑자기 통증이 사라졌다고 했다. 그런데 경기 등판을 앞두고 다시 통증으로 등판이 어렵다고 거부를 했던 것…결과적으로 2002년 우즈와 함께 시즌 막판 깽판으로 팀을 박살 낸 인물이었다. 결국 시즌 후 계약에 실패했고, 그 이후의 소식은 알려진 것이 없다. 나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실력이 많이 부풀려진 인물 중 하나였다.
● Victor Alexander Cole - 한국명 : 빅터 콜
● 1968년 01월 23일생
● 우완투수
● 1988년 드래프트 14라운드 캔자스시티 지명
● 1992년 06월 06일 ML 데뷔
● 주요 경력 : 1992 피치버그 -> 2000 SK -> 2001-2002 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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