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알다가도 모를 팀이다.
분위기를 타면 진짜 무섭게 이긴다. 마운드의 힘이든 타선의 힘이든 확실하게…그러나 딱 5경기까지다. 그런데 이후 또 무섭게 다른 팀이 된다. 방망이가 단체로 얼어붙는다. 그리고 연패가 이어진다. 그리고 답이 없을 것 같은 상황에서 연패를 탈출한다.
이것이 올 시즌 삼성의 모습이다.
나쁘게 말하면 아직 팀 전력이 완성되지 않아서 투-타 모두 기복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좋게 보면 생각보다 잘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그래도 확실하다고 해야 할까? 지는 경기는 확실하게 지고, 이길 경기는 반드시 잡아내는 힘도 있다.
최근 5연승의 삼성. 그러나 또다시 6연승에 실패하는 동시에 연패에 들어갔다. 상대는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우위를 차지한다고 할 수 있는 LG. 물론 상대전적에서는 앞서고 있었지만…어쨌든 3연전의 첫 경기는 켈리의 역투로 연승에 실패했고, 두 번째 경기에서는 코너의 역투에도 불구하고 패했다. 물론 수비 실책이 결정적이었다. 어쨌든 자칫 잘못하면 스윕과 함께 긴 연패의 분위기…
하지만 타선에는 김지찬이 마운드에는 이현승이 있었다.
판을 깔아준 김지찬 그리고 자동문 박동원
이날 삼성 타자 가운데 가장 돋보인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1번 타자 김지찬을 꼽을 수 있다. 김지찬은 3타석 1타수 1안타 4구 2개를 기록했다. 그러나 무려 3개의 도루와 함께 1득점으로 1번 타자로 역할을 100% 수행해냈다. 특히 이번 3연전은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된 시리즈였던 만큼 김지찬의 활약은 더욱 가치가 높았다고 볼 수 있었다.
삼성의 역사를 따져본다면 달라질 수도 있지만, 필자의 기억으로는 삼성에서는 나가면 계속해서 뛸 수 있는 선수는 많이 없었다. 물론 발이 빠른 선수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어쨌든 조금 과장하면 이날 김지찬은 1993년 한국시리즈의 이종범 같았다. 나가면 무조건 갈 수 있는 데까지(?) 뛰는…
반면에 LG 포수 박동원은 사실상 자동문이었다. 김지찬에게 3개의 도루는 물론 구자욱에게도 도루를 허용하면서 한 경기 4개의 도루를 허용했다. 뭐 도루를 하든 말든 투수가 실점 없이 막아내면 그만이지만…
아무튼 김지찬은 할 수 있는 한 판은 다 깔아줬다. 결과적으로는 후속타 불발로 두 번은 실패했지만…만약 김헌곤이 터졌다면…
에이스 같은 이승현, 또 좋은 흐름으로…
최근 코너가 달라진 모습이다. 그래서 기대가 되지만, 사실상 올 시즌 삼성은 강력한 선발 투수는 없다. 토종 에이스 원태인도 팀을 책임질 수 있는 에이스로는 위압감이 떨어진다. 앞으로 삼성은 토종 선발 투수. 그것도 에이스로 책임질 수 있는 자원을 발굴하는 것이 큰 숙제이기도 하다.
그런데 어쨌든 6월 이후 삼성에게 좋은 흐름을 이어주고, 나쁜 흐름을 끊어주는 역할은 좌완 이승현이 담당하고 있다.
이승현은 이날 6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6승(3패)을 따내며 평균자책점도 3.16으로 낮췄다. 무엇보다도 팀이 스윕을 당할 수 있는 흐름에서 따낸 값진 승리였다.
큰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재미로 기록을 살펴보면…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2일까지 삼성은 4연승을 달렸다. 그리고 6월 4일 이승현이 등판해 승리하며 팀의 5연승을 이어줬다. 반면 6월 5일부터 8일까지 팀은 4연패 수렁에 빠졌다. 하지만 9일 이현승이 등판한 경기에서 승리하며 팀의 연패를 끊었다. 9일 시작으로 14일까지 팀은 5연승을 달렸다. 그리고 15일 이승현이 등판 해 호투했다. 다만 이날은 불펜의 불쇼로 팀이 역전패했다. 이후 팀이 2연승 중일 때, 21일 등판해 3연승으로 이어줬다. 그리고 바로 27일 2연패의 팀을 구해낸 것.
올 시즌 이승현의 선발 변신은 아직까지는 완전한 성공이다. 그리고 6월 그의 행보는 에이스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것. 다만 아쉬운 것은 올 시즌 선발로 뛰면서 평균 구속이 떨어진 것. 구속이 다는 아니지만, 만약 지난 시즌처럼 평균 141-143km 정도의 구속을(올 시즌 138-140km 정도) 유지한다면 4-5선발이 아닌 그 이상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이승현을 시작으로 삼성이 다시 연승을 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사진 :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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