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의 대기록도 역사의 한 장면이다. 그런데 그만큼 주목받지 못했지만 대구에서는 KBO리그 1호 팀 5만 안타가 달성됐다. 전날 5200홈런 달성에 이은 또 다른 쾌거다.
20일 대구 라이온즈 파크에서 펼쳐진 삼성과 SSG의 주초 3연전의 마지막 경기에서 삼성 선발 코너가 7이닝 무실점 역투를 앞세운 삼성이 4-0으로 승리하며 2연승과 함께 2위와 1게임, 3위와 0.5게임차로 추격에 나섰다. 삼성은 8회 선두타자 윤정빈의 홈런으로 KBO리그 사상 첫 팀 5만 안타를 달성했다.
코너 7이닝 무실점, 인생 경기가 아닌 시작이…
삼성 선발 코너는 7이닝 5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시즌 여섯 번째 승리를 따냈다. 물론 이것으로 인생 경기라고 한다면 조금 그렇지만…최고의 피칭으로 어려운 상대를 잡아냈다. 결론부터 말하면 삼성이 후반기 이후 레이스에서 안정적으로 순위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이런 피칭이 계속되어야 한다.
시리즈 전적 1승 1패에서 등판한 코너 시볼드. 사실 삼성에게는 다소 버거운 상대가 SSG이다. 상대 전적에서 유독 많이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코너의 피칭은 최고였다.
KBO리그 무대에서 세 번째 무실점 피칭이었지만 차원이 다른 과정을 보였다. 먼저 지난 4월 27일 키움 전에서 5이닝 4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경기를 펼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가장 최근인 6월 2일 한화와 경기에서 6.1이닝 6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투구. 그러나 승패 없이 경기를 끝냈다. 그리고 20일 경기에서 7이닝 5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코너는 3회초 선두타자 박성한에게 안타, 그리고 1사 후 오태곤을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1사 1,2루의 위기가 있었지만, 후속 타자들을 범타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후 마지막 이닝이었던 7회 선두타자 한유섬과 곧이어 타석에 들어서 이지영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지만 3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감했다.
과거 같았으면 완투/완봉에도 도전할 수 있는…뭐 이제는 이런 일들은 추억의 일들일 뿐이지만…어쨌든 코너의 피칭은 결점이 없었다. 최고 150km의 빠른 볼을 앞세워 모처럼 시원시원한 피칭을 했다.
참고로 코너는 150km 평균 146-148km의 빠른 볼을 구사하며 좋은 슬라이더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의 팔 궤적은 정통파가 아닌 거의 쓰리쿼터와 사이드의 중간이라고 해야 할까? 따라서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던지기 어렵다. 게다가 거의 포심-슬라이더의 투 피치에 가까운 유형이라…좌타자에게 약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전투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커브나 체인지업이 필요한데 실제로 코너느 커브보다 체인지업을 세 번째 구종으로 많이 사용한다. 만약 체인지업에 자신이 있다면 좌타자와 승부시에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어쨌든 불펜에 비해 선발이 강한 맛(?)이 없는 선발진. 그래서 코너의 용병다운 역할이 더욱 절실하다.
KBO리그 1호 팀 5만 안타 주인공은 윤정빈이었다
전날 삼성은 팀 통산 5200홈런을 달성했다. 그리고 이날 KBO리그 최초로 팀 통산 5만 안타를 달성했다. 그 6번 타자로 출전한 윤정빈이었다. 그는 8회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서 빠른 볼을 밀어서 좌측 담장을 넘겼다. 이는 단순히 추가점 그리고 개인에게 1개가 누적되는 홈런이 아닌 팀 통산 5만 안타라는 의미가 있었다.
1982년 KBO리그 시작 이래 삼성은 전통적인 화력의 팀이었다. 2010년대 들어서 화력보다 불펜이 주목받았을 뿐이다. 어쨌든 삼성의 기록은 팀을 넘어 KBO리그에서도 의미 있는 기록이었다. 또한, 이날 팀 역사에 영원한 이름을 올린 윤정빈.
삼성은 앞으로 젊은 타자들이 부상 없이 경험을 쌓고 마음껏 플레이만 할 수 있다면 최근 10-20년과 다른 팀 색깔을 만들 수도 있다. 언젠가도 언급했지만, 백인천 감독 시절 젊은 타자들이 화려하게 등장했던 그 시절을 재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기존에 활약하고 있던 김지찬, 이재현-김영웅, 이성규를 넘어 최근에 윤정빈의 등장은 더욱 사자 라인업을 젊게 만든다.
개인적으로는 그의 검은 뿔테 안경이 인상적임과 동시에 타석에서의 분위기는 과거 SK의 박정권을 연상케 하기도…어쨌든 이날 문승원을 상대로 빠른 볼을 밀어서 홈런을 만든 것은 더더욱 인상적이었다. 해설위원들에 의하면 레그킥을 버리고 토탭으로 바꾼 효과가 지금 맹타를 휘두르는 비결이라고 하는데 일단 힘 하나는…어쨌든 자신에게 맞는 타격 이론과 슬럼프와 집중 견제시에도 벗어날 힘과 경험치가 생긴다면…
어쨌든 삼성 타자들을 보면 그냥 기대치가 더더욱 올라간다.
무섭게 느껴지는 타선, 허술해 보이는 마운드
이날 경기는 에이스급의 등판은 아니었다. 하지만 SSG의 마운드 재건도 시급해 보인다. 물론 필자가 몇 년 동안 야구를 잘 안 봐서 흐름은 잘 모르겠지만…그래도 마운드의 힘이 나름 괜찮았던 SSG. 외국인 선수 2명 제외하고 김광현 그러면 뭐…기대치가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오원석도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하는 것 같고, 나머지 선수들은 사실 눈에 띄는 자원도 없다. 시간이 많이 필요함과 동시에 자원 수집도 필요하다.
SSG 뿐만 아니라 냉정하게 말해서 138-142km 정도의 느린 구속에도 불구 제구력이 B급 이하인 투수라면 1군에 있어야 할 가치가 없다. 무턱대고 빠른 볼을 던진다고 전부는 아니지만 SSG의 마운드 현실은 애매하다고 해야 할까?
사진 :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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