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혁의 슈퍼 캐치가 흔들리던 에이스 원태인을 살렸다.
6월의 첫날 대구 라이온즈 파크에서는 펼쳐진 삼성과 한화의 시즌 8차전에서 불펜의 힘과 강민호의 쐐기포를 앞세운 삼성이 한화에 6-4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삼성은 3연승과 함께 두산을 끌어내리고 승차 없는 3위로 올라섰다. 토종 에이스 원태인은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4실점(3자책)을 했지만 승리를 거두며 시즌 6승(3패)을 달성했고, 마무리 투수 오승환은 시즌 17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번 주 극적(?)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박병호는 2경기 연속 3점포를 기록했다.
반면 한화는 감독이 떠났지만, 최근 팀 분위기가 올라오고 있는 상황. 그러나 류현진이 부상으로 로테이션에서 빠지게 됐고, 2경기 연속 ‘불펜 데이’를 맞이한 상황에서 비교적 선방했지만 최종적으로 승리를 얻지는 못하게 됐다.
김재혁의 슈퍼 캐치, 결정적 승리의 원동력…
필자는 이날 삼성이 승리한 원동력으로 6회 나온 김재혁의 슈퍼 캐치로 꼽고 싶다. 만약 이 타구가 빠졌다면 삼성의 승리는 현실적으로 어려웠을 수도 있었다.
이날 선발 원태인은 최근 흐름이 그리 좋지 못했다. 지난 5월 14일 이후 QS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그리고 팀의 ‘토종 에이스’라는 점에서 썩 좋은 피칭 내용도 아니었다.
5월 14일 : 6이닝 4실점 패
5월 21일 : 5이닝 3실점
5월 26일 : 5.2이닝 5실점 패
물론 이날은 호투를 이어가다가 노시환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다만 이후 5회 역전 점수를 허용했다. 여기에는 실책이 동반되기도 했지만 어쨌든 뭐…그리고 팀이 역전에 성공한 6회에도 사실 위험했다. 선두 타자에게 2루타와 볼넷 등 무사 1,2루의 위기.
그리고 김강민의 타구가 왼쪽으로 날아갔다. 물론 넘어갈 타구는 아니었다. 하지만 어쩌면 수비수가 아닌 펜스를 직격할 수 있는 타구였고, 좌익수가 쉽게 처리할 수 있는 타구도 아니었다. 하지만 대각선 왼쪽으로 이동하면서 달려오던 삼성 좌익수 김재혁이 펜스에 부딪히면서 강제로(?) 십자 슬라이딩을 하게 되면서 타구를 잡아냈다. 당연히 주자들은 움직이지 못했다. 물론 이후 1사 1,2루의 위기는 계속됐지만 원태인이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게 된 것. 만약 이 타구가 김재혁의 글러브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면 원태인은 올 시즌 최다 실점을 할 수 있는 경기가 됐을 것이고, 삼성도 추격하는 경기를 했을지도…
이날 홈런을 기록한 박병호나 강민호에게 관심이 쏠린 것도 사실. 하지만 진짜 수훈은 김재혁이었을 수도…
박병호에게 라팍은 운명이었을까?
느닷없는 퇴단(?) 요청과 좋지 않은 여론. 더 정확하게 말하면 비난까지…참으로 뜬금없는 소식이었다. 그런데 어쨌든 KT에서의 인연을 마감한 박병호. 과연 그의 이적이 큰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KT에서의 부상과 의심되는 그의 기량 등등…
하지만 삼성에서 일주일은 그런 우려를 말끔하게 씻어내고 있다. 1일 경기를 포함 4경기에서 박병호는 17타석 14타수 6안타 타율은 무려 0.429로 또 한 번의 에이징 커브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고 있다. 게다가 3안타 중에 홈런이 3개, 7타점이다. 이 중에 홈런 2개는 3점포. 그것도 경기에 영향을 절대적으로 미칠 수 있는 시점에서의 홈런.
물론 시즌은 길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정상적인 모습으로 돌아온 것 같다. 무엇보다도 특유의 스윙이 나온다는 것. 현재로서는 박병호가 이런 활약을 해준다면 타선의 좌-우 불균형을 해소된다. 그리고 김영웅이 13개의 홈런과 구자욱-이성규가 각각 9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냉정하게 말하면 ‘확실한 거포’가 없다. 따라서 박병호가 거포로 중심만 잡아준다면 언젠가는 팀 최초의 ‘거포 3루수(김영웅)’를 탄생시킬 수 있을 것이다.
다시 꼬이기 시작한 한화
최근 감독이 팀을 떠났다. 감독을 놓고 여러 잡음도 나온다. 문제는(?) 선수들은 상승세를 타고 있었던 것. 그래서 삼성과 3연전도 충분히 좋은 흐름으로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런데 금요일 경기 선발 등판 예정이던 류현진이 부상으로 교체됐다. 그런데도 오히려 더 무서운 쪽은 한화. 하지만 승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날도 마찬가지다. 원태인과 조동욱의 매치업.
당연히 원태인 쪽으로 기울 수밖에…하지만 조동욱을 비롯해 한화 투수들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승리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타선도 나름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어쨌든 오히려 무서운 쪽은 삼성이 아닌 한화였다고 해야 할까?
그런데 과정이 좋아도 결과가 나쁘면 프로에서는 무조건 위안삼을 수 없다. 게다가 한화는 갈 길이 멀다. 조만감 감독이 발표될 것 같은데…과연 지금 좋은 분위기가 결과로도 이어지는 날이 올지…
사진 : 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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