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우승 청부사’ 김응룡 감독이 부임하면서 삼성은 훌리오 프랑코와 결별을 선언했다. 참고로 2000시즌 프랑코는 타율 0.327 홈런 22개 110타점을 기록했다. 어쨌든 김응룡 감독이 발 빠른 타자를 원했기에 새로운 외국인 타자 ‘매니 마르티네스’와 계약금 없이 연봉 18만 달러에 계약했다.
마르티네스는 1996년 데뷔 후 필라델피아-피치버그-몬트리올 등 메이저리그 통산 3시즌 동안 232경기를 뛰었다. 특히 1999년에는 몬트리올 소속으로 137경기 타율 0.245 도루 19개를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삼성은 마르티네스에게 기동력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하지만 모 코치에 의하면 그저 빠른 발만 보고 영입한 선수가 마르티네스였다고 한다(도대체 김응룡 감독의 기준이란…). 어쨌든 삼성에 입단한 마르티네스는 캠프에서는 비교적 무난한 모습이었다. 문제는 김응룡 감독이 그를 개막하는 그날까지 불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마르티네스는 시즌 개막전 홈런을 신고했고, 개막 2차전에서는 만루홈런까지 터트렸다. 그렇게 마르티네스는 ‘강력한 1번 타자’로 시즌 초반 클린업 트리오보다 홈런과 타점 페이스가 더 좋았다. 마르티네스는 옛날 말(?)로 올라운드 플레이어였다. 2001년 5월 26일에는 ‘외국인 선수 최초’로 싸이클링 히트를 달성했다. 그리고 7월 30일에는 리그 첫 20-20클럽을 달성하기도…
마르티네스를 불신하던 김응룡 감독은 신인 박한이가 맹활약을 하자 마르티네스를 4번 타순에 배치하기도 했다. 다만 1번 타자로 나올 때와 다르게 성과가 좋지 않아서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오기는 했지만…어쨌든 기대이상의 활약 속에 일본 주니치가 그에게 관심을 가지기도 했었다. 그런데 그 당시라면 일본에 갔어도 나쁘지 않았을지도…
마르티네스는 2001시즌 128경기, 타율 0.278 홈런 25개 96타점 도루 28개를 기록했다. 홈런 부분 리그 9위, 타점 공동 6위, 도루 4위 등 고른 활약을 펼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과 재계약이 불발됐다. 이유는 주니치의 오퍼로 마르티네스가 너무 높은 몸값을 배팅한 것이다. 그러자 삼성은 팀의 미래 박한이를 믿었고, FA 양준혁을 영입하면서 딱히 공격은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판단. 미련 없이(?) 결별한 것이다.
삼성을 떠난 마르티네스는 LG에서 2시즌을 더 뛴 후 마이너리그에서 2008년까지 현역으로 뛰었다. 그리고 그는 과거 삼성에서 뛰었던 나바로의 타격 스승이라고 알려지기도 했다.
한때는 지도자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도 진행 중인지는 모르겠다.
마르티네스는 마른 체구임에도 펀치력이 훌륭했던 선수였다. 물론 잠실을 홈으로 쓸 때는 홈런이 줄었지만, 큰 타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그런 인물이었다. 1번 타자로 기용하기 위해 영입했지만 사실 1번 타자로는 부적합한 인물이기도 했다. 어쨌든 언젠가 가능하다면 LG나 삼성에 초대되어 시구라도 하는 것을 봤으면 하기도…
● Manuel de Jesus Martinez - 한국명 : 매니 마르티네스
● 1970년 10월 3일생
● 우투/우투/외야수
● 1996년 6월 14일 ML데뷔
● 주요 경력 : 1996 필라델피아 -> 1998 피치버그 -> 1999 몬트리올 -> 2001 삼성 -> 2002-2003 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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