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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녹색 그라운드

K, K 그리고 K…전미르의 강렬했던 데뷔전

by 특급용병 2024.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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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끈하게 동점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그 감흥은 오래가지 못했다. 개막전 2연패. 비록 144경기 중에 단 두 경기에 불과했지만 기분 좋은 출발은 아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위안도 있었다. 완전히 넘어간 경기 혹은 회복 불능 경기가 비록 짧았지만 짜릿함을 연출할 수 있었던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8회 여섯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거인의 루키. 전미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전미르는 0-5 무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이미 타선 불발에 많은 실점으로 어떤 결과를 내든 전미르와는 무관했다. 그런데 출발은 불안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긴 데뷔전이었다.

 

전미르는 프로 첫 상대 타자였던 최지훈과 볼카운트 2-2에서 134km의 커브를 던졌으나 폭투가 나오면서 실점을 했다. 물론 본인 실점은 아니었다. 이로인해 더욱 나락으로 갈 수 있던 상황. 하지만 전미르는 150km의 빠른 볼로 최지훈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프로 데뷔 첫 삼진이었다. 하지만 두 번째 타자 박성한에게는 데뷔 첫 볼넷을 허용. 이어 최정-하재훈으로 이어지는 라인업. 하지만 전미르는 씩씩했다. SSG의 간판 타자 최정과 5구째 승부 끝에 커브로 헛스윙을 만들어내며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이것이 기폭제가 된 것일까? 전미르는 갑자기 안정된 모습이었다. 하재훈과 승부에서는 이전과 달리 제구력이 달라졌다. 그리고 4개의 공을 모두 변화구를 던지며 결국 4구째 하재훈의 헛스윙을 유도하면서 이닝 종료.

 

프로 데뷔 첫 1이닝을 K. K. K로 마감하는 순간이었다.

 

앞으로 그가 연착륙을 해서 돌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생각은 아직 할 수 없다. 그런데 이날 데뷔전에서 좋았던 것은 일단 타자와 승부하는 것이 매우 긍정적이었다. 누구나 첫 경험은 긴장될 것이다. 그런데 최근 젊은 투수들이 너무 도망다니거나 스트라이크 조차 못 던지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전미르는 좀 달랐다. 물론 제구력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22개의 공을 던져서 스트라이크 13, 9개를 기록했다. 다만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최정을 삼진 잡은 후 하재훈과 4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이전과 달리 스트라이크 3, 1개로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또한 11개의 속구와 11개의 변화구(커브 9, 슬라이더 2)를 던지면서 적어도 승부를 할 수 있는 유형. 그리고 커브가 상당히 좋다는 것을 보여줬다.

 

앞으로 롯데에서 전미르를 어떻게 활용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좋은 투수가 입단했고, 부상등의 불의의(?) 사고만 없다면 롯데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우완 에이스로 육성을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한다.

 

다만, 최근 감독들은 무조건 불펜으로 돌리다가 결국 평범한 선수로 만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그런 짓은 안 했으면 좋겠다. 롯데 선발 마운드도 토종 자원 중에는 박세웅을 제외하면 뭐 딱히

 

어쨌든 전미르의 데뷔전은 매우 훌륭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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