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이라고밖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니 지금까지의 KB손해보험 행보를 보면 계속 연패가 이어지는 것이 당연해 보였다. 게다가 상대가 상대인 만큼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는 이들이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그리고 대한항공은 단 1점의 승점도 따내지 못했다.
9일 의정부에서 펼쳐진 KB손해보험과 대한항공의 시즌 네 번째 만남. 이전까지 2승 1패로 대한항공이 근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그런데 KB손해보험은 올 시즌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비교적 대한항공을 많이(?) 괴롭혔다. 그리고 이날도 KB손해보험은 대한항공을 괴롭히다 못해 자신들의 제물로 삼았다. 순위는 변동이 없지만 6연패 탈출로 일단 또 한 번의 연패를 끊었다. 이것으로도 충분히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것. 반면 대한항공은 도약이 확실시(?)됐는데 불의의 일격으로 그 자리에 멈췄다.
KB손해보험이 공격을 압도(?)하다
경기 전체 성공률은 58.16% vs 52.25%로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1세트의 경우 KB손해보험은 70% 정도의 성공률을 자랑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20-30% 정도였던 것으로…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출발이었다. 상대는 정지석-임동혁-정한용 등이 포진한 대한항공이고, KB손해보험은 비예나를 빼면 뭐…그런데 1세트 KB손해보험은 비예나를 많이 활용하지 않고도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원사이드한 경기를 했다. 물론 이후 세트에서는 1세트와 같은 모습은 없었다. 하지만 2세트부터는 비예나가 종횡무진 활약. 이날은 KB손해보험의 공격이 더 좋았다.
비예나는 뭐…그보다 홍상혁…
비예나는 30득점 성공률 63.64%를 기록했다. 사실 팀의 절대적 에이스로 놀라운(?) 활약은 아니었다. 하지만 비예나가 이렇게 분투하고 있을 때, 국내 선수들이 뒷받침이 안 되면 이길 수가 없다. 그런데 이날 홍상혁은 13득점 성공률 50%를 기록하며 반대쪽에서 비교적 좋은 활약을 했다. 여기에 2세트 리우훙민과 교체되어 들어온 황경민도 8득점을 올렸다.
일단 홍상혁-황경민의 OH 라인업은 KB손해보험이 가동할 수 있는 최상의 선택이다. 비록 두 선수 모두 수비가 부족하다. 황경민도 리시브가 견고한 선수는 아니다. 그러나 이들보다 더 나은 대안이 있다면 모를까 현재는 실전에서 굴려서라도(?) 수비를 많이 하도록 해야 하지 않을지…
수비가 불안해도 공격에서 비예나의 무게를 조금만 덜어준다면 KB손해보험도 남은 시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잃을 것도 없는 KB손해보험. 제발 과감한 플레이를 보여주길…
대한항공은 여전히…그러나…
외국인 선수 링컨이 빠져 있고, 일시 교체 선수인 무라드가 입단했다. 아시아쿼터로 입단한 에스페호도 들어올 자리가 없다. 그 정도로 대한항공의 전력은 막강하다. 국내 선수로만 시즌을 치러도 전혀 밀리지 않는 팀이다.
링컨이 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하면서 정한용의 급성장과 임동혁이 위력을 더욱 발휘하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뭔가 구성이 꼬인 느낌이다. 물론 대한항공의 백업은 다른 팀 주전 수준이지만 전력이 포화 상태에 시너지 효과를 못 내는 것 같기도 하다. 물론 대한항공은 언제든지 연승이 가능한 팀이기 때문에 걱정할 일은 아니지만 가끔은 우리가 알던 대한항공이 아닌 모습을 보여줄 때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간과할 수는 없다.
사진 :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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