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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VO/V-Zone

KB손해보험 팬들의 간절함, 12연패 사슬을 끊다

by 특급용병 2023.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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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올 시즌 더는 승리하지 못할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부족하지만, 충분히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음에도 패했다. 그리고 그 어떤 돌파구도 없었다. 황경민이 돌아온다고 해도 크게 달라질 것은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절망 속에서도 선수들에게 비난과 질책보다 마치 챔프전 파이널 세트를 치르는 것처럼 응원해 준 의정부 팬들 덕분에 KB손해보험은 불명예스러운 신기록을 달성하지 않았다.

 

6KB손해보험은 의정부 홈에서 OK금융그룹을 불러들이며 3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시즌 상대 전적은 2승으로 OK금융그룹의 우위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그때의 그 날을(?) 재연하는 것 같았다. 뭔가 불안해 보였지만 그래도 KB손해보험은 홈 관중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OK금융그룹을 상대로 3-0 셧아웃 승리를 달성했다.

 

KB손해보험은 시즌 14경기 만에 2승을 챙겼고, 12연패 사슬을 끊었다. 그리고 시즌 첫 승점 3점을 따냈다.

 

의정부 팬들을 위해 이제부터라도…

 

프로 스포츠에서 연고 팀이 리그 꼴찌를 달리며, 가능성도 없다면 팬들은 외면한다. 어차피 질 경기 굳이 돈과 시간을 낭비하면서 스트레스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의정부 팬들은 달랐다. 사실상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팬들은 경기 내내 일어나서 응원하며 마치 체육관이 만원사례를 이룬 것 같은 효과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마침내 홍상혁의 3세트 마지막 서브가 에이스가 되자 기쁨과 눈물로 그동안의 힘들었던 마음을 선수들과 함께 한 모습이었다.

 

누군가는 백날 비난만 할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현재 가장 힘들었던 사람은 팀의 수장이 후인정 감독을 비롯해 코트에서 뛰는 선수들이었을 것이다. 김홍정 선수 가족의 눈물이 바로 그것을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것 아닐까?

 

어쨌든 12연패라는 긴 연패 사슬을 끊었다. 그렇다고 당장 팀이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다시 어려운 여정이 기다릴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선수들은 돈을 받고 플레이하는 이들이다. 이것이 생업이다. 하지만 팬들은 돈을 내고, 시간을 내서 경기장을 찾고 응원한다.

 

필자는 감성주의자는 아니다. 그런 것은 뭐그러나 선수들도 자신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응원해주는 팬들이 있을 때, 한 번이라도 더 뛰고, 악착같이 플레이하는 모습을 통해 보답하고 결국에는 승리로 보답할 필요가 있다. 특히 KB손해보험 선수들은 근성이 부족하다. 조금만 더 굴리면(?) 훌륭한 선수가 될 수 있는 인물도 있는데 조금은 아쉽다. 이건 사견이자 단순히 팬의 시각에서

 

어쨌든 이제부터는 보다 투지를 가지고 남은 시즌을 소화해줬으면 한다. KB손해보험 선수단 뒤에는 든든한 의정부 팬들이 있기 때문이다.

 

베테랑 김홍정의 가로막기는 곧 연패 막기였다

 

종합적으로 보면 단연 승리의 일등 공신은 주포 안드레스 비예나였다. 그러나 비록 완전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숨은 조연들도 있다. 그 중 한 명을 꼽으라면 베테랑 미들 블로커 김홍정을 꼽고 싶다.

 

이날 김홍정은 7득점(공격 3득점)을 올렸다. 그런데 4점이 블로킹 득점이었다.

 

하지만 김홍정의 블로킹은 모두 의미가 있었다. 1세트 14-15에서 연속득점을 하고 있을 때, KB손해보험은 18-15로 달아나고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19득점으로 4점차로 벌릴 때, 김홍정의 블로킹이 터져 나왔다. 어쨌든 KB손해보험은 계속 역전패와 연패를 당하면서 불안감을 가지고 있기에 많은 점수차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때 터진 김홍정의 블로킹이었다.

 

그런데 그보다 귀한 블로킹은 2세트에 나왔다. 리드를 하다가 세트 후반에 역전을 당했다. 물론 레오의 연속 범실로 가만히 앉아서 동점을 만들었지만 계속 리드를 당하는 시소게임. 그런데 22-23에서 비예나의 공격 득점으로 동점을 만들고 난 후 송희채의 공격을 김홍정이 막아내면서 24-23으로 전세를 뒤집었던 것.

 

만약 2세트를 내줬다면 KB손해보험은 상상하기도 싫은 시나리오가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몸 던진 에이스 비예나 그래서…

 

28득점 성공률 65.12% 범실 단 4, 점유율 54.43% 3세트만을 치르고도 30득점에 가까운 득점에 성공했다. 공격은 뭐 당연하다고 할 정도로 늘 절대적인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이날 비예나의 가치는 공격보다 수비에서 나타났다.

 

비예나는 상대 공격이 유효 블록이 되거나 자신에 오는 볼에 대해서는 몸을 날려 받아냈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다음 동작을 빠르게 가면서 반격 찬스에서 공격까지 성공시키는 모습도 여러 차례 나왔다. 가장 압권이었던 것은 2세트 24-23에서 상대 공격을 일명 몸빵으로 받아냈다. 그리고 올라온 공을 그대로 상대 코트에 꽂아버리며 세트를 마무리한 것.

 

비예나는 다른 외국인 선수들에 비해 키가 작다. 또한, KB손해보험의 왼쪽은 다른 팀에 비해 허약하다. 그래서 비예나에게는 항상 핸디캡만이 존재하는 것 같았다. 팀의 상황을 고려하면 비예나는 실력이 뛰어나지만, KB손해보험에는 적합하지 않아 보일 정도였다.

 

대충 한다고 해도 누가 뭐라고 할 사람 없다. 비예나가 가장 고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예나는 에이스였다. 누구보다 더 많이 점프하고 더 많이 몸을 날렸다. 이런 비예나의 투혼은 곧 팀이 흔들리지 않는 버팀목이 됐고, 결국 12연패라는 아픈 기억을 끊어낼 수 있었다.

 

사진 : KB손해보험 스타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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