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KIA는 선발진 보강을 위해 메이저리그 출신의 우완 투수 ‘마크 키퍼’를 17만 5천 달러에 영입했다.
키퍼는 밀워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통산 4시즌(1996-1996년) 동안 44경기 5승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29를 기록했다. 이후 1997년부터 2000년까지 대만(싱농 불스)에서 뛰면서 4시즌 통산 55승을 거둔 투수였다. 무엇보다 동양 문화를 경험한 것이 장점이었다.
키퍼는 변화구를 바탕으로 제구력이 안정된 투수로 알려졌다. 그런데 기량보다 인성이 훌륭한 선수로 소개가 됐다. 그 이유는? 외국인 투수들 가운데 가장 먼저 팀에 합류해서 국내 훈련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_-;; (이제는 놀랍지도 않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착한(?) 외국인 선수를 구분하는 기준은 빠른 합류였다는 것)
키퍼는 시범 경기에서 훌륭한 제구력을 선보였다. 다만 최고 138km, 평균 130km 초반의 구속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물론 시즌 중에도 크게 달라진 모습은 없었다. KBO리그 데뷔전. 키퍼는 8이닝 동안 단 3개의 안타, 볼넷 2개, 탈삼진 7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승리를 거뒀다. 그리고 이날 키퍼는 마치 ‘해태 조계현’을 보는 것 같았다(물론 구속은 조계현이 한참 위…). 커브-슬라이더는 물론 싱커-커터-팜볼 등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외인 팔색조로 과시…그러나 최고 구속은 137km
키퍼는 최고 140km 초반의 구속이 나올 때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130km 후반, 평균 130km 초중반의 구속을 자랑(?)했다. 그런데도 한국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속구 자체가 변화가 있었고, 다양한 변화구와 함께 제구력이 좋았다는 것이다.
한국 무대 첫 시즌 키퍼의 성적은 눈부셨다. 32경기 등판 19승 9패 202.1이닝 평균 자책점 3.34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다승 부문은 리그 공동 1위에 오르며 2000시즌 LG 대니 해리거가 기록한 외국인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게다가 202.2이닝은 리그 공동 3위. QS 21회로 리그 2위를 기록할 정도로 KIA의 에이스로 위용(?)을 자랑했다.
KIA는 키퍼와 20만 달러에 재계약을 하며 2003년 다시 한번 키퍼를 믿었다. 그리고 키퍼의 위상(?)은 달라졌다. 당시 KIA 코칭스텝은 그에게 훈련 자율권을 줬다. 지금은 그리 대단하지 않다고 생각하겠지만 당시에는 파격적인 일이었다. 그것도 KIA라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문제는 이것이 역효과가 났다는 것이다. 그의 페이스는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고, 시즌에도 계속 이어졌다. 시즌 시작과 함께 2연승을 달리며 전년도 달성하지 못한 20승을 위한 출발을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이후 연패에 빠졌고, 그동안 보여줬던 이닝이터의 모습은 삭제가 됐다. 게다가 평균 5이닝을 겨우 소화할 수 있는 정도의 투수가 됐다.
평범한 이하의 투수로 전락한 키퍼. 이러한 모습에 훈련 부족과 다승왕을 차지해서 한국야구를 우습게 본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런데 꼭 그렇게 볼 수 있었을까?
어쨌든 KIA는 키퍼를 퇴출하고 새로운 선수를 찾고 있었다. 급기야 키퍼는 본인이 퇴출당할 것을 알면서도 경기에 등판하는 웃지 못 할 일이 계속됐다. 당연히 구위는 살아나지 않았다. 결국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면서 그는 두산 최용호와 1-1 맞트레이드로 KIA를 떠나게 됐다. 키퍼는 2003년 KIA에서 15경기 4승 4패(77.1이닝) 평균 자책점 4.07을 기록하고 두산으로 떠났다. 이후 두산 유니폼을 입고 얼마간 한국 생활을 이어갔다(두산 편에서 계속…).
키퍼의 KIA 출신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두 번째 선수(첫 번째는 게리 레스)가 됐다. 그의 취미는 사슴 사냥이라고 했는데 한국을 떠난 후 사슴 사냥을 하면서 지내고 있는지 알려진 근황은 없다.
● Mark Andrew Kiefer - 한국명 : 마크 키퍼
● 1968년 11월 13일생
● 우완 투수
● 1987드래프트 21라운드 밀워키 지명
● 1993년 9월 20일 ML 데뷔
● 주요 경력 : 1993-1996 밀워키 -> 2002 기아 -> 2003-2004 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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