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수준이라면 거의 포기를 해야 할 상황이다.
22일 OK금융그룹은 대한항공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그리고 옴팡지게(?) 깨져버렸다. 매 세트 거의 일방적으로 당하면서 0-3으로 패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매년 시즌 시작 전과 시즌 시작 후가 너무 다르다는 것. 그리고 레오라는 최고의 용병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2년 연속 봄 배구 탈락과 함께 올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올 시즌에 앞서 OK금융그룹도 외국인 감독이 오기노 마사지를 선임했다. 전반기도 안 끝난 마당에 너무 급진적인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22일 경기가 끝난 후, 레오를 포함한 모든 선수의 VQ가 7개 구단 중 가장 떨어진다는 발언을 했다. 그런데 그는 경기에서 지는 것은 감독 탓이라고 했던 인물아니었던가? 게다가 이날 기록만 놓고 보면 그런 말을 할 수가 없다.
레오는 23득점(공격 19득점, 블로킹 4개) 성공률 59.38% 범실은 단 1개였다. 이런 선수가 VQ. 즉 배구 IQ가 떨어진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가장 완벽하고 확실한 공격 루트임에도 불구하고 신호진과 양분하다가 망했다. 참고로 신호진은 점유율 30.23% 8득점을 올렸다. 성공률 26.92% 공격 성공 7개, 범실 5개로 사실상 공격수였다고 볼 수 없었다. 이 밖에는 더 볼 것도 없다.
그런데 무슨 의미에서 레오까지 싸잡아서 욕을 하는지 모르겠다.
OK금융그룹이라는 팀의 고질적인 문제는 감독이 바뀌어도 해결되지 않는다. 그러는 동안 비교적 괜찮은 팀이라는 인식도 사라지고 있다. 왜냐하면 나름의 유망주들이 점점 노망주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오기노 감독 역시 세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3인 체제로 가는 괴상한 방식이다. 이민규-곽명우 결국 둘 중 하나인데 이들의 기량은 시간이 흘러도 변함이 없다. 새로운 세터를 찾아내든가 안 되면 트레이드로 다른 팀의 알려지지 않은(?) 잠재력을 터트리려고 기다리는 인물을 얻든가 그게 아니라면 답이 없다.
여기에 아웃사이드 히터는 대거 정리하고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자원 수집하는게 더 낫다. 피지컬에 비해 전혀 성장과 발전이 없는 차지환을 필두로 송희채는 뭐…김웅비-박승수-신호진-이진성 누가 더 낫다고 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이다. 게다가 미들 블로커 사정도 나을 것도 없다.
한 마디로 레오를 제외하면 그나마 바야르사이한을 제외하면 미안하지만, 사람다운 활약을 할 수 있는 자원이 없다.
더 안타까운 것은 김세진 감독 시절에도 그랬고, 석진욱 감독 시절에도 그랬다. 그리고 오기노 감독이 맡은 현재에도 같은 현상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것. 그나마 김세진 시절에는 젊은 자원이라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이제는…
안타깝지만 배구판이 야구판처럼 큰 것도 아니고, 배구단 단장이 팀의 미래에 대해서 크게 신경 쓰면서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일은 거의 없다고 볼 수도 있다. 결국에는 현장 지도자들이 자신의 목숨 보존이 아닌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한 시도를 해야만 가능한 일인데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몇 년째 변하지 않는 이 팀. 감독만 교체한다고 될 것도 아니다.
사진 :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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