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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VO/V-Zone

KB손해보험의 8연패를 보면서…

by 특급용병 2023.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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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싸웠지만 졌다.

 

그런데 전쟁에서 2등은 의미가 없다.

 

과거에 비해 스포츠의 의미는 많이 순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라운드 그리고 코트 안에서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에게는 총성 없는 전쟁과 다름없다. 따라서 잘하고 지나, 못하고 지나 결과는 똑같다는 사실. 한두 번은 아쉽지만 잘했다는 것이 위로될지 모르겠지만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그것은 한계이자 실력이다.

 

167연패 중인 KB손해보험은 서울에서 1위 팀 우리카드를 만났다. 1세트를 내준 KB손해보험은 2-3세트를 따내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그러나 파이널 세트에서 앞서다가 역전패를 당했다. 이는 첫째로 코트 안에 있는 선수들의 문제다. 누군가는 제대로 역적질(?)은 한 것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감독에게 책임이 있다는 사실.

 

어쨌든 KB손해보험은 또 한 번 역전패를 당하면서 8연패 수렁에 빠졌다. 케이타가 있던 시절을 제외하고 늘 이런 일이 반복되었고, 늘 희망고문(?)을 했던 팀이다. 아직 2라운드가 끝나지 않은 마당에 새판을 짜야 한다거나 시즌을 포기하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이날 경기를 통해 꼭 교훈을 얻기 바랄 뿐이다.

 

KB손해보험의 주전 세터는 황승빈이다. 그러나 고집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황승빈이 문제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만족할 수 없지만 미래를 보유한 세터도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황승빈을 앉히고 새로운 세터를 기용하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플레이 타임을 좀 더 늘려도 상관없다는 것이다.

 

이날도 신승훈은 2-3세트 경기를 잘 풀어나가며 팀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다만 경험이 부족한 것이 파이널 세트에서 여실히 나왔다. 그런데 이것은 지금까지 지도자들의 문제인 것이다. 좋다/안 좋다의 의미를 넘어 가용할 수 있는 자원들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팀을 만들어갔어야 했다. KB손해보험은 역대 시즌을 놓고봐도 케이타를 보유하던 시절을 제외하고는 충분히 새로운 전력에게 경험치를 먹이고 테스트 할 수 있는 기회가 충분했다.

 

그런데 늘 KB손해보험은 황택의의 독무대였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선수의 자존심, 커리어 다 중요하지만 팀은 맨날 바닥에서 기어 다니고 있는데 스타 플레이어 한 사람이 뭐가 중요한가?

 

앞으로 KB손해보험이 나가야 할 방향은 첫째로 많은 자원을 끌어 모아야 한다. 물론 배구판에서 그런 일이 어렵긴 하지만적어도 경기 혹은 세트가 기운다 싶을 때는 과감하게 유망주들을 기용해서 기회와 함께 테스트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평생 제자리가 아닐지

 

황승빈이 이날 경기를 모두 담당했다고 해서 결과를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 반대로 어차피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다면 굳이 안 되는 선수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다시 말하지만, 단순히 황승빈이 문제 있어서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다. 향후 황택의가 와도 그렇고 앞으로 강한 팀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도자의 뚝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것을 제일 잘하는 팀이 대한항공이다. 그들은 늘 상위권, 최강 전력을 갖춰서 그럴 수도 있지만, 확실하게 BEST 전력이 있음에도 벤치 멤버를 활용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대한항공의 BEST 라인업의 면면을 보면 누가 그들의 커리어를 멈출게 할 수 있을까? 그런데도 시시각각 변화를 준다. 과감하게 도전도 한다. 그 결과 유망주 꼬리표를 떼고 주전이 없어도 그들의 공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은 단순히 선수층이 두텁다는 것으로 흘릴 것이 아니라 6개 구단 모두가 생각할 문제다.

 

연장선에서 황경민이 부상으로 경기에서 빠졌다. 그리고 리우훙민과 홍상혁이 왼쪽 날개를 책임졌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과정은 나쁘지 않았다. 무엇을 말하려 하느냐 하면 황경민을 기용해서 패하나 그가 빠져서 패하나 결과는 같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늘 비예나를 도와줘야 한다.”라고 할 것이 아니라 후인정 감독도 새로운 공격수를 찾아야 한다. 물론 이는 하루 이틀 만에 성과를 얻을 수도 없고, 한 두 경기 잘했다고 해서 영원히 잘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재능을 가지고 있다면 반드시 터진다.

 

대한항공의 정한용이 최근 기대 이상으로 잘하고 있다. 정지석 없어도 대한항공은 큰 무리가 없어 보일 정도. 그 밖에 아웃사이드 히터 자원 중에 터질 가능성이 있는 자원도 있다. 그런데 대표적으로 정한용만 보면 그가 갑자기 터진 것일까? 아무리 망픽(?)이라도 할지라도 프로에 올 정도라면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춘 선수들 아닌가? 선수가 의욕이 없거나 사고치지 않는 이상 결국 어떻게 활용하고 육성하느냐는 지도자의 몫이다.

 

KB손해보험에는 아직은 이런 젊은 자원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일단 되는지 안 되는지 써봐야 할 것 아닌가? 그것도 한 두 번의 기회로 다 판단할 수 없는 법. 원포인트 서버, 원포인트 블로커만이 아니라 터진 경기에서는 과감하게 주전들을 뺄 수 있는 배짱은 선수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지도자에게 있은 것이다.

 

그런데 KB손해보험은 LIG 시절부터 이렇게 해온 지도자가 없다. 만약 누군가 뚝심 있게 판을 짜려고 했다면 KB손해보험에게 봄 배구는 어려운 일이 아닐 수도 있었을 것이다.

 

몇몇 선수들을 거론했지만, 그들을 당장 빼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남은 선수들 그냥 닭장에 둔다고 해서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한 번 더 대한항공을 예로 들면 좋지 않으면 외국인 선수도 빼고 국내 선수를 투입한다. 임동혁이 있어서? 반대로 정지석이나 곽승석 자리에 정한용. 현재는 군 복무 중인 임재영 등 과감하게 기용했다. 그것이 일시적이었을지라도 말이다.

 

어떤 감독이든 과감하게 결단하고 비난과 비판을 감수를 넘어 자신의 직을 쉽게 걸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KB손해보험은 누군가는 이런 인물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뭐 매년 같은 모습이 무한 반복될 뿐이다.

 

프로배구가 더 재미있게 이루어지려면 절대 강자가 없어야 한다. 물론 어려운 일이지만, 현재로서는 우리카드가 그 벽을 깰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이다. 그리고 한국전력이나 KB손해보험처럼 전통의 약체(?)들이 반란 아닌 반란을 일으켜야 하는데 항상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으니 아쉬울 뿐이다.

 

사진 :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382&aid=0001088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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