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이 이 팀과 붙는 팀은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22일 천안에서는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V클래식 매치가 펼쳐졌다. 결과는 이름만 V클래식 매치였다. 간단히 말하면 삼성화재는 큰 어려움 없는 경기를 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었다.
도장 깨기? 다음 경기가 더 기대된다
시즌 개막전 우리카드에 1-3으로 패할 때,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객관적인 전력을 보면 삼성화재의 전력이 그리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연(?)일지라도 시즌 두 번째 경기에서 디펜딩 챔피언이자 리그 최강팀 삼성화재를 풀세트 접전 끝에 잡아냈다. 그리고 지난해 준우승팀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629일 만에 거의 2년 만에 승리를 했다.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현대캐피탈이 너무 엉망진창이고, 삼성화재는 생각보다 준비를 잘했다.
유리 몸 혹은 한동안 그 시절(?)의 기량이 나오지 않던 세터 노재욱이 일단 초반 삼성화재를 잘 이끌어 가고 있다. 분명 공격수들이 받쳐준다면 뭐…어쨌든 과거 팀을 우승으로 이끌던 그런 세터 아닌가? 여기에 요스바니는 견고하다. 또한, 돌아온 김정호와 지난 경기와 다르게 존재감은 없었지만, 박성진까지 나름 공격 라인업도 나쁘지 않다.
당장은 강팀으로 변모하기 힘들겠지만, 꾸준히 만들어간다면 최근의 암흑기는 사라질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올 시즌도 많이 남아 있기에 다음 경기와 1라운드 어떤 흐름으로 가느냐 혹은 기복이 없느냐가 관건이다. 그래서 일단 삼성화재의 다음 경기는 그리고 또 그다음 경기는 기대가 된다.
이쯤 되면 감독의 문제가 아닌가?
필자는 최태웅 감독에 대해서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지 않는다.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까고 싶지 않다. 분명 그가 이룬 업적도 확실하고 오점도 확실하다. 다만 잘못된 것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교체 여부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공부하는 배구인이라고 하지만 과연 뭘 공부하는지 모르겠다.
최근 몇 년 동안 그의 행보와 지도력 그리고 팀을 보면 이제 한숨도 안 나올 정도다.
세터 문제는 말하면 입이 아프겠지만 도대체 뭘 했는지 모르겠다. ‘누구를 키워라 어째라.’ 이런 것이 아니다. 김명관을 영입하면서 온갖 포장을 했으면 그를 계속 육성했어야 했다. 그런데 지난 시즌에는 이현승으로 주전 세터가 사실상 바뀌었다. 올해는? 여전히 이현승이 주전 같은데 문제는 그의 기량이 나아진 것이 없다. 오히려 시즌 초반 속수무책으로 흔들리고 있다. 웃긴 것은 김명관이 발목 부상이라고 했다. 차라리 다 나을 때까지 이현승-이준협 체제로 가든가 이날은 또 김명관이 경기를 뛰었다.
이런 식으로 어중간하게 기용하면 김명관도 이현승도 죽도 밥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아웃사이드 히터는 더욱 심각하다. 전광인이 부상으로 정상적인 경기 소화가 어려운 것 같다. 그렇다면 그는 회복이 될 때까지 기용하지 않아야 한다. 이제 전광인이 회복력이 빠른 전성기 선수가 아니다. 게다가 어쨌든 최태웅 감독이 늘 “경기 지는 것 뭐라고 하지 않는다.”라는 철학이 사실이라면…허수봉은 OH에 박아놓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가는 것이다.
그런데 미들블로커에서 아포짓, 그리고 다시 아웃사이드 도대체 뭘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김선호가 전광인 대신에 나온다. 과연 그의 장점은? 공격은 뭐 평범한 수준. ‘짬바’ 박주형의 한참 마이너 버전이다. 그렇다면 리시브 능력이 탁월한가? 그렇지도 않다. 약간 더 안정성은 있을 수는 있지만 아닌 말로 김선호와 이승준이나 이시우랑 무슨 차이가 날까? 적어도 공격은 거의 봉인 수준이니 종합 평가로는 다를 것이 없다.
차라리 어차피 이것도 저것도 아닌 마당에 이승준이나 기회를 더 주든가 아니면 문성이나 함형진든 가용할 수 있는 자원들을 상황에 맞게 기용하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그에게 배구 센스를 말한다면…? 글쎄다. 본인이 자신 있게(?) 지명을 해서 필요 이상으로 긍정 평가를 하는 것인지…미들 블로커도 상황은 나은 것도 없다. 총체적 난국이다.
경기에서는 공격도 제대로 안 되고, 리시브도 엉망에 수비는 뭐 구멍이 슝슝이다. 연타 공격을 그냥 맥없이 먹고 앉아 있고, 사인도 손발도 안 맞는 팀. 이게 현재 현대캐피탈이다. 그런데 계속 팀이 망가지고 있는데 과연 선수들의 문제일까? 선수도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 현대캐피탈의 가장 큰 약점은 바로 최태웅 감독이다. 선수들에게 뭐라고 할 것이 아니라, 본인의 배구 철학이나 선택이 이상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사진 : 삼성화재 블루팡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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