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해태는 선발 투수 자원으로 우완 ‘루이스 안두하’와 연봉 12만 달러, 옵션 2만 달러에 계약했다. 루이스는 1995-1998년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4시즌을 경험한 인물로 150km의 강속구가 매력적인 투수로 알려졌다. 그런데 유니폼을 입는 순간 매력(?)이라는 것을 찾아볼 수 없는 투수라는 것이 밝혀졌다.
스프링캠프에서 루이스는 40개의 라이브 피칭을 했다. 그 결과 최고 127km 평균 120km 초반의 구속을 기록했다. 캠프라고 해도…현역 투수가 이런 구속을 나타내는 것은 말해 뭐 하겠는가?
누구보다 김성한 감독은 한마디로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분명 도미니카에서 직접 봤을 때, 146km까지 기록했는데 무려 20km가 사라졌다니…결국 김성한 감독과 루이스가 면담을 하게 됐다. 그럴 수도 있는 일. 문제는 이후 루이스는 상실감(?)에 빠졌다는 것이다(도대체 어떤 대화가 오갔던 것일까?).
루이스의 구속은 시범경기에서 130km 중반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향상된 것으로 보기도 어려웠고, 리그에서 선발로 뛸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이에 구단은 차라리 외국인 타자 한 명을 더 영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던 것…그런데 시즌이 시작되자 우려와 달리 준수한 용병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김성한 감독은 그를 믿지 못했다고 알려졌지만…이것도 언론의 왜곡일 것이다. 그냥 두 사람의 가치관이 달랐을 뿐이고, 어쨌든 선수기용은 감독의 고유권한이라는 사실…(아마도 루이스는 옵션 때문에 욕심을 더 냈을지도…)
루이스는 한국에서 마지막이 된 경기에서 5실점 하며 강판 됐다. 그리고 결국 폭발했다. 루이스는 볼 배합에 간섭하지 말 것을 요구하며 원정경기 합류를 거부했다. 그리고 4월의 마지막 날 그는 김성한 감독을 찾아가 기용-볼 배합 지시 등에 대해서 불판을 터트리고 스스로 짐을 쌌다. 그리고 다음 날 한국을 떠났다. 물론 해태는 퇴출로 발표했으나 사실상 스스로 팀을 떠난 것이다. 해태에서 불편한 동거를 하던 루이스는 4경기 등판 2승 1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고 한국과 인연을 마감했다.
구단도 분명할 말은 있었다.
원정경기 시 다른 두 외국인 선수와 다르게 루이스는 독방을 요구하고, 한국 음식을 아예 거부하는 등 매우 유별난 그가 곱게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는 일방적으로 구단이 언론에 알린 것이었고, 잘못된 부분도 있었다. 루이스는 한국 음식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구단 관계자에게 ‘파파이스 치킨’을 사달라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어차피 치킨이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광주 양동시장에서 통닭을 사다 준 것이다. 이에 루이스는 단단히 삐친 것이다.
당시 해태는 경영난에 시달렸다. 또한 시즌 중에 KIA가 인수하며 해태 역사가 마감됐다. 그렇다고 하나 ‘파파이스 치킨’ 한 마리 못 사준다는 것은 그냥 구단의 잘못이다. 특히 양동시장 통닭은 선택한 그 관계자는…
어쨌든 이 일로 완전하게 감정이 상한 것이다. 물론 치킨 한 마리가 전부라고 볼 수 없지만 이런 사소한 일 때문에 감정의 골은 더 깊어진 것이다.
한국에서 도망간 루이스는 2004년까지 마이너리그에서 현역으로 뛰었고, 이후 근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만약 구단에서 조금만 더 신경을 써줬다면 과연 어땠을까? 분명 시즌에 돌입했을 때 루이스의 모습은 나름 괜찮았다. 물론 기용과 볼 배합 등에 대해 불만을 표출한 것은 루이스가 과한 부분도 있었지만 적어도 ‘파파이스 치킨’이라도 사주면서 달랬다면 이후 외국인 선수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 Luis Sanchez Andujar - 한국명 : 루이스 안두하
● 1972년 11월 22일생
● 우완 투수
● 1995년 9월 8일 데뷔
● 주요 경력 : 1995-1996 시카고W -> 1997-1998 토론토 -> 2001 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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