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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용병/삼성 라이온즈

추억의 용병 04 - ‘뚱땡이 거포’ 찰스 스미스

by 특급용병 2023.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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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1999년 외국인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오른손 거포 자원으로 찰스 스미스를 지명했다.

 

그런데 삼성은 스미스를 얻기 위해 다소 험난한(?) 과정을 겪어야 했다.

 

트라이아웃 당시 삼성은 스미스와 사전 교감을 나눴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그래서 스미스는 삼성과 모종의 거래(?)를 해서 기량을 철저하게 숨기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감독자 회의에서 기량 미달 선수로 꼽히며 퇴출설이 흘러나왔다. 그러자 참을 수 없었던 스미스는 보란 듯이 홈런포를 가동하며 자신의 힘을 과시했다. 반면 삼성은 간담이 서늘해질 수밖에어쨌든 삼성은 그와 계약금 2, 연봉 8만 달러에 계약했다.

 

스미스는 1991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26라운드에서 시애틀에 지명을 받았다. 이후 메이저리그 경험은 전혀 없었고, 한국에 오기 전까지 주로 더블A에서 뛰었다. 1997년에는 처음으로 트리플A 무대를 밟았고, 1998년에는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다. 어쨌든 삼성은 이승엽-김기태 등 왼손타자 일색 타선의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하며, 그를 영입한 것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적응력이었다. 시범경기 내내 아웃코스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약점을 보였다. 시즌 초반에도 이런 모습은 계속됐다. 팀은 중심 타자로 활약을 기대했지만, 시즌 시작부터 퇴출이 거론될 정도로 그의 거취는 장담할 수 없었다.

 

그 결과 중심 타순에서 시작한 그는 어느덧 하위 타순으로 내려앉았다. 이에 스미스는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며, 코치들의 조언을 받아들이며 변화를 모색했다. 그 결과 5월부터 리그에 적응해 나가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물론 여전히 아웃코스에 약점이 있었지만, 전처럼 무조건 선풍기 스윙으로 일관하는 것은 아니었다. 간결한 스윙으로 정확한 타격에 주력그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전반기까지 타율 0.266, 홈런 18, 42타점에 그쳤으나 후반기에 무서운 페이스를 선보이며 1999시즌 123경기에 출전, 타율 0.287, 홈런 40, 98타점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스미스는 롯데와 맞붙은 플레이오프 7경기 동안 4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다만 플레이오프 막판에 다소 부진했고, 팀은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시즌 후, 삼성은 재계약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좋은 공격력을 갖췄으나 선수 선발 방식이 자유계약으로 바뀌는 첫해였고, 수준급의 투수들을 공략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 문제였다. 그러나 장고 끝에 삼성은 스미스와 연봉 15만 달러에 재계약을 했다. 다만 사상 초유(?)체중 감량옵션을 내세웠던 것당시 알려지기로는 몸무게 110kg을 초과할 경우 벌금 500달러를 부과한다는 내용이었다.

 

어쨌든 스미스는 2000시즌 초반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강력한 홈런왕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6월 이후 슬럼프에 빠지면서 점점 팀 내 입지가 흔들렸다. 삼성은 퇴출 의사가 없다고 밝혔으나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두고 끊임없이 트레이드 및 퇴출설이 나돌았다. 결국 마운드 보강을 위한 방향으로 결정한 삼성은 7월 스미스를 웨이버 공시했다.

 

자칫 고국으로 돌아가야 할 위기에 놓였던 스미스는 LG 유니폼을 입고 2000시즌을 한국에서 계속 뛸 수 있었다(웨이버 공시 관련 이야기는 LG 편에서).

 

삼성은 허약한 마운드 보강이 필요했다. 그러나 스미스를 퇴출한 것은 결과적으로 팀에 전혀 도움 되지 않았다. 스미스는 2000시즌을 끝으로 고국으로 돌아가 독립리그에서 뛰었고, 2006년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했다.

 

개인적으로는 정이 가는 선수였다. 당시 국내에서 볼 수 없는 일명 돼지 타자였기 때문이다. 한국을 떠난 후에도 거포가 필요한 팀에 다시 돌아오기를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더 이상 한국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현재 근황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다시 보고 싶은 인물 중 한 명이다.

 

● Charles Lee Smith - 한국명 : 찰스 스미스

● 1969년 12월 18일생

● 우투/우타/내야수

● 1991년 ML 드래프트 26라운드 시애틀 지명

● 주요 경력 : 1999 삼성 -> 2000 삼성-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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