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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용병/현대 유니콘스

추억의 용병 13 - ‘방화범’ 다리오 베라스

by 특급용병 2023.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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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현대는 마무리 보강을 위해 도미키나 출신 우완 투수 다리오 베라스를 계약금 4만 달러, 연봉 9만 달러에 영입했다.

 

베라스는 주로 마이너리그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1996년 샌디에고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입성했다. 이후 3년간 53경기에 등판 53패 평균 자책점 4.67을 기록했다. 참고로 그는 입단 당시 타자였지만 이후 투수로 전향한 선수였다. 어쨌든 베라스는 커리어는 특출난 것이 없던 인물이었다. 다만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볼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이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

 

베라스는 시범경기에서 5이닝 1실점으로 비교적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평균 145km의 빠른 볼을 앞세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구사하며 안정된 컨트롤이 장점으로 평가받았다. 무엇보다도 연투 능력을 갖췄기에 한국형(?) 마무리 투수로 기대를 모았다.

 

시즌 출발도 매우 좋았다.

 

신인 조용준과 함께 현대의 불펜을 책임지며 확실한 승리 루트로 역할을 다했던 것. 쉬운 예로 선발 조용준 베라스로 이어지는 공식은 100% 승률을 자랑함은 물론 조용준-베라스 듀오는 무실점(ERA 제로) 행진을 하면 리그 초반 눈에 띄는 활약을 했다.

 

이때만 해도 베라스는 KBO리그 역사상 손에 꼽히는 외국인 마무리 투수가 될 것으로 예상하며 누구도 베라스의 퇴출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상황은 180도 급변했다.

 

시즌 시작 후, 한 달을 이어오던 무실점-무패 행진이 깨지면서 불행은 시작됐다. 어느 순간부터 등판하면 팀의 승리를 날려 먹기 일쑤였다. 또한, 비교적 훌륭하다던 컨트롤은 하루아침에 엉망이 되고 말았다. 일각에서는 부상설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부상과는 무관했다. 이렇게 거듭된 부진을 이어가자 코칭스텝은 그를 셋업맨으로 내리는 대신에 조용준을 마무리로 돌렸다. 그런데도 나아지는 것은 전혀 없었다. 계속된 기회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기회를 모두 패전으로 갚았다.

 

더는 두고 볼 수 없었던 김재박 감독은 베라스에게 2군행을 지시했다. 하지만 그는 2군 생활에 불만을 쏟아냈다. 그러자 현대 코칭스텝은 마지막으로 한국 야구장이나 구경(?)하라는 심정으로 다시 1군 무대에 올리며 다시 기회를 줬다. 하지만 보기 좋게 경기를 망쳐버린 것이다.

 

현대 코칭스텝은 고심을 할 수밖에 없었으나 구종이 잘 노출되는 투구폼을 소유했다는 점과 볼이 가볍다는 것이 문제였다. 특히 마이너리그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했던 경험도 없어서 선발이나 롱 릴리프로 기용하기에도 부적합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결국, 21경기 146세이브 평균 자책점 7.33이라는 성적을 남긴 채 한국으로 떠나게 됐다.

 

한국을 떠난 베라스는 곧바로 마이너리그로 돌아갔다. 그런데 2002-2006년까지 그는 종적을 감췄다. 그러다가 2007년 멕시칸 리그에 복귀해서 2010년까지 현역으로 뛰었으나 이후 근황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 Dario Antonio Veras - 한국명 : 다리오 베라스

● 1973년 3월 13일생

● 우완 투수

● 1996년 7월 31일 ML데뷔

● 주요 경력 : 1996-1997샌디에고 -> 1998보스턴 -> 2002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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