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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용병/현대 유니콘스

추억의 용병 11 - '전반기만 에이스' 케리 테일러

by 특급용병 2023.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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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우승 후 부동의 에이스 정민태가 일본으로 떠났다. 부활한 에이스 임선동과 영건 김수경이 있지만 또 다른 강력한 선발 자원이 필요했다. 그래서 현대는 우완 투수 케리 테일러를 계약금 6만 달러, 연봉 11만 달러에 영입했다.

 

테일러는 1993년과 1994년 샌디에고에서 뛰며 37경기에 등판 승리 없이 5패 평균 자책점 6.56을 기록했으나 주로 마이너리그에서 생활했다. 한 가지 주목할 부분은 마이너리그 통산 183경기 중에서 157경기를 선발로 뛴 전형적인 선발 투수였다는 점이다.

 

스프링캠프에서 테일러는 다양한 구종 + 훌륭한 제구력을 소유한 투수로 200017승을 올린 LG의 해리거와 흡사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일본에서의 마무리 캠프와 시범경기에서도 가장 좋은 피칭으로 팀의 1선발로 급부상했다.

 

테일러는 시즌 시작과 함께 6연승 행진하며 현대 에이스로 우뚝 섰다. 또한, 산술적으로 20승도 가능한 페이스를 유지했다. 테일러는 140km 중반의 패스트볼을 던지며 상대를 압도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다만 국내 스트라이크 존을 최대한 활용하는 제구력과 현란한(?) 변화구로 한국 무대를 장악(?)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그가 이상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테일러는 연승이 ‘6’에서 멈춘 후, 연일 난타를 당했다. 그리고 이전의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다. 가장 큰 문제는 구속 저하였다. 평균 143-145km, 최고 146km 이상의 패스트볼 구속이 130km 후반에 머물렀다. 최고 스피드도 겨우 140km 초반을 넘길 정도또한, 스트라이크 존을 120% 활용하던 그의 제구력이 증발하는 대신 스트라이크를 못 던지는 투수가 됐다.

 

김시진 투수 코치는 원인을 알 수 없다.”라고 했고, 포수 박경완 역시 이해할 수 없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원인도 없이 하루아침에 추락했기 때문이다.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상대에게 분석을 당해서 난타를 당할 수는 있다. 다만 줄어든 구속은 전혀 설명할 길이 없었다. 여기에 산산이 조각난 제구력도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어쨌든 극과 극의 모습을 보인 테일러는 2001시즌 29경기에 등판 810패 평균 자책점 4.75를 기록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초반 6연승을 제외하면 6월 이후 테일러가 기록한 승리는 단 2승에 불과했다.

 

테일러는 두산과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로 나섰다. 그러나 6이닝 3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고, 이것은 한국에서 마지막 투구였다. 시즌 후 현대는 테일러와 재계약에 대한 장고를 거듭하다 재계약을 포기했다. 무슨 이유에서 고민했는지 알 수 없지만한국을 떠난 테일러는 현역에서 은퇴했다.

 

개인적으로 테일러의 턱수염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전형적인(?) 미국 아저씨 스타일. 혹은 서부 영화의 악당처럼 보였던 그의 턱수염과 외모. 만약 초반의 구위를 계속 이어갔다면 더 좋아했을 선수가 됐을 텐데갑자기 사라진 구위. 20년 전 일이기도 하지만 아직도 궁금하다.

 

● Kerry Thomas Taylor - 한국명 : 케리 테일러

● 1971년 01월 25일생

● 우완 투수

● 1993년 4월 13일 ML데뷔

● 주요 경력 : 1993-1994 샌디에고 -> 2001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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