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무슨 의미를 두고 경기를 했는지 모르겠다.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시즌 9차전. 이날 경기는 사실 경기 초반에 승패가 결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키움은 1회 5점, 2회 1점으로 6-0으로 초반을 크게 앞서나갔고, 4회 공격을 끝냈을 때는 8-0이 됐다. 야구는 100점 차이도 뒤집을 수는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싸움. 결국 큰 이변은 연출되지 않았다.
경기 초반과 경기 후반 빅이닝을 연출하면서 키움이 14-5로 대승을 거두며 주말 3연전을 위닝시리즈와 함께 상대전적 6승 3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지켰다. 키움의 두 번째 투수 이명종은 2이닝 무실점으로 행운의 시즌 2승(1패)을 따냈다. 반면 당초 3이닝만 던지기로 했던 장재영은 3이닝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감했다.
KT는 어쩔 수 없이(?) 선발로 내세운 주권이 1이닝 5실점으로 경기를 끝내며 애초에 따라갈 싹도 철저하게 잘라버렸다.
제자리로 돌아온 이정후, 인생 경기를 펼친 이형종
키움은 타선의 고른 활약이 이루어졌지만, 특히 3-4번 타자의 맹활약이 팀을 손쉬운 승리로 이끌었다. 이 둘은 6안타 8타점을 합작하면서 팀 득점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다. 먼저 3번 타자 이정후는 그간 많은 걱정들을 완전하게 해결하고 있다. 6월 전경기 안타는 물론 이날 3연타석 2루타와 6타석 4타수 4타안타 3타점을 기록하면서 결국 시즌 타율 3할(0.304)을 돌파했다.
초반에 끝이 보이지 않던 그의 부진으로 한 시즌이 날아가는 줄 알았는데 완전하게 본래 모습으로 돌아온 것. 이제 키움은 과거처럼 이정후가 멱살 잡고 이끌 때 1-2명과 보조를 맞춰주면 충분히 도약이 가능하지 않을지…
또한 이날 4번 타자로 나선 이형종도 2안타 5타점으로 인생 경기를 펼쳤다. 많은 기대를 했지만, 이적 후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2023년 사실 기대에 한참 떨어지는 것도 사실. 하지만 이날은 기대만큼 활약을 해줬다. 김혜성과 러셀이 잘 해주고 있는 올 시즌. 이형종만 힘을 보태준다면 키움이 도약하는데 한층 더 수월할 것 같다.
양 감독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보
이날 이긴 쪽이나 진 쪽이나 관계없이 양쪽 감독들은 납득할 수 없는 경기 운영을 했다. 먼저 KT 이강철 감독의 주권 선발 카드는 있을 수 있는 일이면서도 납득하기 어렵다. 어차피 ‘불펜 데이’였던 이날 선발 투수는 의미가 없었을 수도 있지만 굳이 주권을 선발로 내보내야 했을지…? 아무리 투수 소진을 많이 하고, 내일 하루 쉰다고 하지만 길게 던질 수 있는 투수가 없어서 짧게 던지는 쪽에 익숙해진 투수를 선발로 내세워야 했는지…?
게다가 팀의 마지막 투수 조이현은 무려 5이닝이나 소화했다. 경기 후반 신나게 두들겨 맞고 힘들어하는 모습이 그대로 티가 남에도 불구하고 무식하게 놔둬야 했을까? 어차피 하루 쉬는데…
그런데 이상한 마운드 운영은 홍원기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밝혀지기로는 장재영을 3이닝만 던지게 하겠다고 합의(?) 봤다고 한다. 그런데 좋은 기억을 심어주는 것은 또 무슨 말인가? 장재영은 어쨌든 많이 던져보면서 스스로 느껴야 한다. 그런데 굳이 3이닝만 던지게 한 이유도 알 수 없지만, 5명을 불펜 투수로 투입할 필요가 있을지…
이해할 수 없는 장재영 육성법!
이날 장재영은 3이닝 2피안타 2볼넷 2탈삼진을 기록했다. 내용이 나쁘지 않았지만 여전히 그의 잃어버린 스피드는 아쉽다. 그리고 선수 본인의 의지를 떠나…
장재영이 나이를 어느 정도 먹었다면 그럴 수 있지만 아직 앞길이 창창한데 굳이 구속을 줄이게 했어야 했을까? 제구력을 잡고 다시 구속을 끌어올리는 작업(?)을 한다면 그럴 수도 있지만, 굳이 장점을 버리면서 어정쩡한 선수로 만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게 아니라도 길게 던질 수 있는 상황이라면 최대한 길게 던지게 하면서 스스로 문제점을 찾아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이론을 제시한다고 해도 선수가 느끼지 못하고 선수가 해답을 찾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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