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파문?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출처 : KBO

이해할 수 없다.

 

물론 이해할 필요 없겠지만…

 

대회 기간에 음주한 것……이 이해가 안 된다는 것이 아니다. 휴식일 전날, 이동일에 가볍게 식사하면서 술 한잔한 것이 ‘음주 파문’인가? ‘실망스럽다.’라고 할 정도의 행동인가?

 

앞으로 어떤 후폭풍이 기다리고 있는지? 혹은 새로운 사안이 밝혀질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KBO의 조사와 선수들을 통해 밝혀진 공식적인 입장은 경기 전날도 아니었고, 경기 당일 아침까지 술을 마신 것도 아니다. 또한, 여성 접대부가 동반된 그런 자리도 아니었다. 게다가 김광현+정철원은 식사와 술을 곁들였고, 이용찬은 다른 지인을 만난 것이라고 발표됐다.

 

이게 왜? ‘파문’이라고 할 정도인가?

 

국가대표 선수라서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인가? 국가대표 선수는 무슨 수도사인가? 경기력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고, 그것이 우리나라 법에 어긋나는 일이 아니라면 가벼운 음주는 물론, 쇼핑도 할 수 있고, 게임을 하든 본인 스스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국민의 혈세를 운운할 일도 아니다. 어차피 술을 마시든, 밥을 먹든, 쇼핑하든지 그것은 자기 시간에 자비로 하는 것이지 국민이 낸 세금으로 혹은 대표팀 지원금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뭐가 문제인가?

 

만약 경기 전날도 아니고 휴식일 전날 가벼운 음주로 경기력에 큰 악영향을 끼칠 정도의 체질을 소유한 선수가 있다면 그 사람은 운동을 그만둬야 할 사람이다. 이번 사안과는 다르지만, 쇼핑했다고 경기력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도 아니다. 또한, 하루 이틀 훈련한다고 바닥의 기량이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올라가나? 그렇다면 과거 80-90년대 우리나라는 모든 세계 대회에서 우승 혹은 그런 수준에 도달했어야 했다.

 

정말 아이러니한 것은 야구인 중에 “정신력 부재”, “투지 부족”을 말하면 ‘꼰대’라고 미친 듯이 욕하는 것이 요즘 야구팬들이다. ‘세이버매트릭스는 1도 모르는 무식한 올드스쿨’로 낙인 찍어버린다. 그렇게 세이버를 따지면 가벼운 음주는 어차피 아무런 상관 없지 않은가?

 

정말 묻고 싶다.

 

왜? 이 일이 ‘파문’이 되는지? ‘실망스러운 일’인지.

 

만약!!! WBC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면 후에 음주 사실이 밝혀져도 괜찮은 것일까? 아니면 국가대표니까 절대로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하는가?

 

입장이 다른 것 같지만 공통적인 것이 있다. 둘다 올드스쿨이자 ‘상 꼰대’라는 것이다. 과거에는 이런 입장이었다. 특히 야구만 잘하면 그만이라는 것은 옛날 정서다. 요즘은 그렇게 해서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실망한 이유가 “성적도 못 내면서 음주했다.”라고 한다면 성적만 내면 다 용서된다는 것 아닌가? 지금 이런 논리로 비아냥과 조롱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반대로 국가대표는 무조건 그래서는 안 된다고 한다면…역시나 꼰대 아닌가? 조선시대도 아니고 휴식일 전날, 경기력에 상관이 없는 시간에 개인 시간을 보낼 수도 있는 것이다. 국가대표라도 개인 시간을 아예 못 쓰게 한다고 명시되어 있나? “국민 세금으로 해외 나갔으니 너희들은 호텔에만 처박혀 있거나 훈련만 해라.” 거의 이런 수준과 다름없는 논리. 과연 옳은가?

 

만약 대통령을 대신하거나 국가의 대표로 다른 나라에 가서 외교나 여러 가지 정치적인 사안을 풀어가면서 ‘술 한잔’하는 것은 괜찮은 것인가? 만약 정치인들이 호텔 방에 나와서 쇼핑하거나 술을 마신다면? 정치인들은 괜찮은가? 만약 대통령이 해외 순방하면서 일정이 없는 날, 개인적으로 그 나라의 어떤 곳을 방문하면서 시간을 보낸다면 이는 괜찮을까? 그렇지 않을까?

 

유독 운동선수들에게 완벽한 인간을 외치는 우리나라 정서. 정말 잘못된 것 아닌가? 만약 추후 이들이 소위 말해서 “여자끼고 놀았다.”라고 한다면 극단적으로 영구제명 운동해도 상관없다. 그것도 아닌데 뭐가 이렇게 문제라는 것인가?

 

‘파문’, ‘실망’을 타이틀로 뽑고 있는 그 사람들은 적어도 이영하에게 사과해야 하지 않을까? 마치 파렴치한 놈으로 만들어 놓더니 무죄가 되니 그냥 “무죄”라는 수준으로 짧게 보도할 뿐 그 어떤 내용도 없다.

 

툭하면 “파문” “위기” 도대체 뭐 때문에 이런 프레임질로 선동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정서다.

 

선수협 회장님의 사과. 어쨌든 형식적으로도 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도대체 뭐가 납득하기 어려운지 이 발언도 웃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