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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녹색 그라운드

힘겨웠던 윤영철의 데뷔전 1회 그러나…

by 특급용병 2023.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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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장점은 잃어버리지 않았다.

 

15일 고척 돔에는 또 다른 기대주가 프로 데뷔전을 가졌다. 결과는 패전이었다. 3.2이닝 4피안타(1피홈런) 볼넷 4개 몸에 맞는 볼 1, 5실점(자책). 이날 경기로 그의 평균자책점은 12.27로 프로 무대의 벽을 느낀 경기였다.

 

필자가 본 그의 포심의 최고 구속은 140km 초반이었다. 최근 문동주, 안우진 등 언론에서는 연일 160km 언급하고 160km에 심취해 있는 상황에서 보잘것없는 구속이자 시대에 역행하는(?) 구속이라고 말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구속으로 리그를 압도하는 선수가 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그는 분명 KBO리그에서는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래서 더 기대가 된다.

 

이용규와 싸움, 그리고 지옥 같았던 1회

 

신인 투수에게 첫 경기, 첫 이닝, 첫 상대 타자가 이용규라는 것은 매우 가혹한 일이었다. 윤영철은 이용규와 승부에서 볼카운트 2-2까지 씩씩하게 던졌다. 그런데 5구와 6구째 파울이 나오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7구가 볼. 카운트 3-2. 그리고 빠른 직구(?)를 여덟 번째 공으로 선택했다. 하지만 파울윤영철도 쉽지 않은 듯 웃음을 보였다. 나름의 여유가 있어 보였는데아홉 번째 투구가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면서 볼넷 허용.

 

이후 악몽이 시작됐다. 이형종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한 뒤 더욱 급격히 흔들리면서 이정후에게 볼넷을 허용한 것. 그리고 다시 김혜성에게 우측의 2루타로 두 번째 실점을 했다. 박주홍의 희생타로 세 번째 실점. 그러나 김동헌을 범타로 처리하면서 한숨 돌리는 듯했지만 임병욱에게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허용. 스코어는 5-0이 됐다. 다시 김휘집에서 볼넷을 허용했지만 김태진을 범타로 처리하며 길고 길었던 1회를 마무리했다.

 

윤영철은 1회에만 9타자를 상대 볼넷 2, 2루타 2개 홈런 1개를 허용하며 5실점을 한 것이다. 이 모습만 보면 참으로 절망적이었다.

 

이용규와 두 번째 싸움, 그리고 달라진 윤영철

 

2회말 선두타자는 다시 이용규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초구 스트라이크, 2구째 파울로 볼카운트 0-2에서 윤영철은 이용규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19개를 던진 것과 비교해 1/3로 투구수를 줄였다. 그래서였을까? 2회는 다른 모습이었다. 2루타를 허용했던 이형종을 땅볼로 처리하며 2아웃. 물론 이정후를 볼넷으로 또 보냈지만 김혜성을 범타로 처리하면서 1회와 180도 다른 경기를 한 것이다.

 

3회에는 김동헌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다. 하지만 선두타자 박주홍을 범타, 그리고 첫 타석에서 홈런을 기록했던 임병욱을 이번에는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마지막 이닝이 됐던 4회에는 김태진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이용규와 이형종을 연속 범타로 처리하면서 최지민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내려왔다.

 

비록 1회 난타를 당했지만 2회부터 그는 충분히 좋은 모습으로 경기를 해내갔다.

 

더 박살이 아닌 자신을 보여준 윤영철 그래서…

 

KIA의 팀 상황은 매우 좋지 않다. 다시 연패가 시작됐다. 당분간 웃을 일이 없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윤영철도 데뷔전 패전 투수가 됐다. 그런데도 윤영철을 높게 평가하고 싶다.

 

1회말 투구 모습만 볼 때, 10점을 내주고 마운드를 떠날 줄 알았다. 그의 장점이라던 제구력도 전혀 볼 수 없었다. 그냥 얼어붙은 신인 투수에 지나지 않았다. 볼이라도 빠르면 모를까하지만 이런 판단이 잘못된 것을 깨닫게 된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앞서도 살펴봤지만 2회부터 그는 전혀 다른 투수 아니 본연의 모습을 보여줬다. 게다가 전혀 위축되는 모습도 없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마운드에서 주눅 들지 않은 모습은 높게 평가할 부분이다.

 

앞으로 윤영철에게 어느 정도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 팀에서는 그에 대한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만약 체계적으로 기술과 체력 훈련을 한다면 구속 향상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기적(?)적으로 구속이 증가하는 투수들처럼 10km 이상은 아니라도 140km 중반 이상을 기록할 수 있다면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충분한 자질이 있다.

 

어쨌든 팀은 연패 수렁에 빠졌고, 기대했던 승리와 반대의 결과를 냈지만 현재 젊은 투수 중에 KIA에서 가장 흥미로운 인물이 윤영철이 아닐까 한다.

 
사진 출처 :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117&aid=0003719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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