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점도 점점 사라지는 것 아닐까?
키움의 유망주 장재영에 대한 생각이다.
이미 아마 시절 최고의 선수로 꼽혔고, 키움에서는 불가능할 것 같은 금액(9억)을 투자하면서 입단시킨 인물이다. 그런데 지난 2시즌 동안 제구력 문제로 거의 얼굴을 나타내지 않았다. 문제는 달라진 것이 없다. 오히려 장점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19일 한화와 시범경기에 등판한 장재영은 3이닝 1피안타 1실점 볼넷 4개를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볼넷 4개라는 수치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63개의 투구 가운데 스트라이크 28개, 볼 35개를 기록했다는 것이 더 문제다. 참고로 스트라이크로 집계되는 것은 타격이 이루어질 때와 파울도 들어간다. 그렇다면 더 심각해진 상황이다. 어차피 제구력은 지난 2년 동안 그랬으니까…
문제는 매력을 넘어 눈부신(?) 스피드가 줄었다는 것이다.
물론 방송사와 현장의 구속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구장에 따라 구속 차이가 날 수도 있다. 어쨌든 방송사 기준으로 150km를 기록한 것은 두세 번 정도에 불과했다. 그리고 대부분 147, 148km에 머문 것. 만약 구속이 5-10km가 줄었다고 가정했을 때, 그에 따른 보상(?)으로 제구력이 180도 달라진 모습이라면 그나마 수긍할 수 있다. 혹시라도 ‘이제 다시 스피드를 올리면 된다’는 상상을 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스피드는 줄어들고, 제구력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는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데뷔 전이었나?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고척에서 장재영이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지만, 그의 포심 패스트볼은 정말 눈부셨다. 개인적으로는 안우진보다 강력했고, 근래에 가장 설레게(?) 했던 포심이었다. 물론 그런 강력한 스피드가 있어도 제구력이 안된다면 소용없지만…
장재영에게는 아주 정교한 제구력을 요구할 필요는 없다. 지금 장점을 살리면서 보통의 제구력만 잡아간다고 해도 KBO리그에서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고, 한 단계씩 성장하다 보면 KBO리그 팬들이 원하는 국가대표 No.1 에이스도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구단은 그에게 공을 들이고 있겠지만 제자리걸음도 아니고 더 퇴보했다는 사실은 참… 어차피 제구력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달라질 수는 없다. 그렇다면 장기적으로 체계적으로 잡아가야 하는데…구속을 줄이면서 제구력까지 이 모양이라면…
이미 WBC를 통해 한국 야구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는 ‘스피드보다 제구력이다’라는 옳은 것 같지만 그른 생각을 버려야 할 때다. 인재풀이 다르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일본 투수들은 160을 던지면서도 정교한 제구력을 가지고 있는 것을 한 번쯤은 연구해 봐야 하지 않을까?
일본 프로야구가 상대적으로 MLB에 비해서 국내에 알려지지 않아서 그럴 뿐이다. 우리가 모르는 투수들 가운데 150km 이상의 평균 구속을 던지면서도 정교한 제구력을 갖춘 선수는 수두룩하다. 국제대회에서 일본을 만나면 앞뒤를 생각하지 않고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수준 아니 선수 육성 시스템은 과거보다 더 못한 현실이 한탄스러울 뿐이다.
과연 장재영과 안우진이 원-투펀치가 되는 날을 볼 수 있을까? 어쩌면 LG-두산의 한국시리즈 매치업 만큼 영원한 꿈에 불과한 것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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