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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VO/V-Zone

KB손해보험 1806일 만에 셧아웃, 봄 배구 도전은 이제부터…

by 특급용병 2023.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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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였다.

 

다만 분명한 것은 올 시즌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반면 독주하며 이미 굳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1위 팀은 전혀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었다. 오히려 두 팀의 순위가 뒤바뀐 것 같은 모습이었다.

 

24일 의정부에서 펼쳐진 KB손해보험과 대한항공의 시즌 네 번째 만남. 앞선 세 번의 만남의 결과는? 생각할 것도 없이 3전 전승으로 대한항공이 절대적인 우위를 기록 중이었다. 이날도 안드레스 비예나가 있지만 당연(?)하게 대한항공의 승리로 끝날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경기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흘러갔다.

 

Game Review

 

세트 초반 KB손해보험은 근소한 차이로 앞서나갔다. 그래도 뭐 가다 보면 대한항공이 리드를 할 것 같았다. 지금까지 그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만큼은 달랐다. 불안해 보이면서도 KB손해보험은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상대 공격을 잘 걷어냈다. 반면 대한항공은 위기에서도 금방 정신을 차리던 이전과 달랐다.

 

4-3으로 KB손해보험이 앞선 상황에서 대한항공은 우물쭈물하다가 공을 넘기지 못하고 실점하고 말았다. 스코어 5-3. 그런데 이것은 하나의 시작이었다. 비예나의 서브 에이스에 이어 긴 랠리 끝에 비예나가 백어택으로 마무리하면서 어느덧 스코어는 8-3으로 벌어졌다. 충분히 대한항공이 뒤집을 수도 있는 시점이었지만 이날은 KB손해보험이 전혀 틈을 주지 않았다.

 

물론 대한항공은 20점 고지에서 추격에 나서며 21-18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KB손해보험은 비예나의 오픈 득점과 박진우가 링컨의 공격을 차단하면서 추격의 의지를 꺾었고, 비예나의 서브 득점이 완전 쐐기를 박으며 1세트를 25-18KB손해보험이 따냈다.

 

2세트는 대한항공이 근소한 리드를 했지만, 10점에 도달하기 전 KB손해보험이 주도권을 쥐면서 어느덧 세트 종반에 들어섰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쉽게 세트를 내주지 않았다. 19-21에서 김민재의 속공에 이은 블로킹 득점으로 21-21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시소게임을 하던 두 팀은 듀스를 만들었다. KB손해보험은 비예나의 득점으로 25-24로 한발 앞서나갔다. 이때만 해도 사실 쉽게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생각할 것도 없었다. 곧바로 서브에 나선 황경민이 강한 서브를 상대 코트에 그대로 꽂아버리며 세트를 끝내버렸다. KB손해보험은 최악의 상황으로 간다고 해도 승점 1점을 확보해냈다.

 

그리고 돌입한 3세트. 초반 분위기는 2세트와 비슷하게 전개됐다. 그러던 10-11에서 박진우의 연속 블로킹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KB손해보험은 1-2점의 리드를 지켜나갔다. 그런데 한순간에 경기가 끝났다.

 

18-16에서 비예나가 오픈 득점으로 19-16을 만들었다. 계속된 상황에서 대한항공 김규민의 캐치볼 파울이 나오면서 20-16. 그리고 정지석의 공격 범실까지 나오면서 21-16으로 벌어졌다. 비록 대한항공이 1위 팀이기는 했지만 5점의 차이를 경기 종반에 뒤집는 일은 힘들었고, KB손해보험도 그렇게 무기력한 경기력이 아니었다. 결국 3세트도 25-19로 승리하며 KB손해보험은 무려 1806일 만에 대한항공을 상대로 3-0 승리를 따내며 최근 2연승을 달리게 됐다.

 

비예나 대폭발, KB손해보험 봄 배구를…

 

최근 비예나가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KB손해보험은 점점 희망이 없어지는 것 같았다. 또한, 복귀해도 기량을 장담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비예나는 팀의 확실한 에이스였다. 지난 경기 38득점과 함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그는 친정팀이자 리그 1위 팀 대한항공을 상대로도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오히려 대한항공의 삼각편대 + 1을 압도했다.

 

비예나는 이날 26득점(공격 23, 블로킹 1, 서브 2)과 성공률 58.97%를 기록했다. 게다가 공격 범실 제로, 차단 3개로 공격 효율에서도 51.28%를 기록하며 확실하게 상대를 폭격한 것.

 

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사실 KB손해보험이 봄 배구를 하기 위해서 5-6라운드 폭주(?)해야 한다. 그러므로 어려운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비예나가 지금처럼 혹은 과거 대한항공에서 뛰었던 모습을 보여준다면 한 번쯤 도전해 볼 만하다. 과연 비예나가 KB손해보험을 봄 배구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황경민-한성정, 그 이상의 체감(?)도…

 

아웃사이드 히터에 있는 두 선수는 나란히 10득점을 올렸다. 황경민은 성공률 47.37% 한성정은 56.25%를 기록했다. 한성정의 경우 공격 차단이나 범실 제로. 황경민은 차단/범실이 3개 있었다. 사실 이들이 잘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만족스러운 수치는 아니다.

 

그러나 경기를 보면 체감상 두 선수는 비예나 못지 않은 활약을 했다. 기록적으로 비예나와 비교할 수 없다. 그런데 경기를 보면서 오히려 비예나보다 황경민과 한성정이 더 잘 보였다. 그 이유는 필요할 때, 어려운 볼을 잘 처리해주면서 득점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무조건 강타만을 고집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툭! ! 밀어 넣는 공격으로 상대 수비수의 발을 묶으면서 득점을 올리는 장면이 더 많았다. 그리고 랠리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이들이 착실하게 득점을 해준 것은 비록 많은 점수가 아니었다고 해도 팀에는 한 점 이상의 가치를 더했던 것이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봄 배구를 하기 위해서 5-6라운드 전승에 가까운 흐름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비예나 혼자로는 어렵다. 반드시 그 반대쪽에서 도와줘야 하는데 황경민-한성정 라인이 견고하게 비예나의 부담을 덜어준다면 KB손해보험의 대반격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들쭉날쭉 혹은 공격에서 모습을 나타내지 못하면 KB손해보험은 현재 위치가 최종 위치가 될 수도 있다.

 

어쨌든 최악의 모습의 대한항공

 

1위 팀이고, 2위와 격차도 안드로메다큰 이변이 없는 한 대한항공의 정규리그 우승은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날 경기는 최악의 모습이었다. 공격수 4(임동혁까지 포함) 중에서 단 한 명도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한 이가 없었다. 게다가 공격수들이 잘 보이지 않았다. 분위기가 이상할 때, 반전의 서브 에이스도 없었다.

 

이런 모습이 계속 이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당분간 지속될 리도 없고, 다음 경기에서는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날 경기는 올 시즌 최악의 경기력이 아니었을지물론 대한항공이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린다면 리그는 재미있어지겠지만 그럴 가능성이 거의 0%이기에 그냥 최악의 하루였던 대한항공이다.

 
사진 : KB손해보험 스타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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