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의 세계에서 패하고도 만족한다는 말은 별로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그러나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8연패 과정을 보면 충분히 잘했다고 생각된다. 올 시즌도 지난 3경기를 완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의 현재 위치를 생각하면, 비교적 좋은 경기를 하고 패했다고 스스로 위안을 삼기에는…
7일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시즌 네 번째 만남에서도 어김없이 대한항공이 승리했다. 다만 이전 3경기와 달리 풀세트 접전을 펼쳤다. 오랜만에 1-2위의 맞대결다운 대결이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이날 패배로 대한항공전 최근 9연패 수렁에 빠졌다. 반면 대한항공은 왜 강팀인지 다시 한 번 보여주는 한판이었다.
디테일에서 차이를 보인 현대캐피탈
풀세트까지 같다면 1-4세트까지의 흐름은 잊자. 어차피 마지막 한 세트가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결과적으로 보면 현대캐피탈은 5세트에서도 충분히 좋은 승부를 펼칠 수 있었고, 기대하는 결과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디테일에서 차이를 보이며 패했다.
5세트 시작 첫 실점을 리시브 불안에 이은 연결 범실로 내줬다. 이어 1-1에서 리시브 불안을 넘어 연결 불안은 연속 실점으로 스코어가 1-4로 벌어졌다. 결국, 이 차이는 패배로 이어졌다. 물론 세트가 진행되면서 1-2점으로 압박을 했지만, 그저 과정에 불과했다.
어차피 전력 차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 그런데 전력은 객관적인 비교에 불과하다. 당일 컨디션과 경기 흐름이 가장 중요한 법. 상대가 강한 서브를 넣었다면 어쩔 수 없다. 그런데 실점하는 과정에서 강한 서브가 아닌데 연결 범실로 이어지기도 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의 흔들림을 놓치지 않았던 것. 이것이 두 팀의 차이였다.
현대캐피탈은 앞으로 이런 부분도 최소화하지 않으면 ‘양학’으로 따낸 2위라고 밖에 할 수 없다.
또 허수봉…
시간이 필요한 것일까? 모든 책임을 돌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책임을 돌려도 할 말은 없을 것이다. 허수봉은 팀내 최다 득점인 22점을 올렸다. 다만 공격 성공률은 46.15%에 불과했다. 효율에서도 뭐…그런데 허수봉은 팀의 아포짓 스파이커다. 오레올이 외국인 선수이기는 하지만 그는 리시브에 참가한다. 그렇다면 팀이 필요할 때 허수봉이 상대 벽을 뚫어줘야 팀은 승부를 할 수 있다. 적어도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러나 그의 공격 정확도는 너무 떨어진다(단순 수치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클러치 상황에서 시원한 득점 대신에 벽치기. 여전히 불안정한 아포짓…
허수봉이 지금과 같은 활약으로 일관한다면 현대캐피탈은 2위 정도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허수봉의 공격 성공률이 적어도 50% 이상을 넘어줘야 한다. 안 그러면 그가 오른쪽에 있을 이유가 없다. 범실이 많거나 아니면 상대 벽에 심하게 걸리는…만약 현대캐피탈이 우승을 못 한다면 왼쪽 오레올 / 오른쪽 허수봉 체제는 완벽하게 실패한 것이다.
참고로 전광인의 활약도…
비디오 판독 번복…도대체…
얼마 전 남자 배구를 오랜만에 주목받게 했던 오심이 발생했다. 그런데 또, 이상한 일이 발생했다. 2세트 23-23에서 허수봉의 서브를 대한항공 박지훈이 잡았고 공격까지 성공으로 이어졌다. 이 때 현대캐피탈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결과 포 히트로 판독을 했다.
문제는 대한항공에서 거세게 항의하자 경기위원이 다시 다른 각도의 화면을 보고 판독을 정정했다. 그런데 비디오 판독으로 판정이 한번 내려지면 번복할 수 없다는 것은 지금까지 알려진 규정이다. 그런데 정의탁 경기위원은 번복을 한 것. 당연히 현대캐피탈은 난리가 날 수밖에…그러자 전영아 부심은 미안하다고까지 했다.
윤봉우 해설위원은 최근에 번복할 수 있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뭐가 맞는지 모르겠다. 만약 비디오 판독도 정정할 수 있다면 KOVO는 각 구단에 바뀐 규정을 공지했어야 했다. 반대로 윤봉우 위원이 잘못 알고 있는 일이라면…즉 기존의 규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면 2세트 판독 번복은…
오심은 있을 수 있다. 잘못 볼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를 일으킬 정도라면 문제 있는 것이 아닌가? 확실하지 않은 이상 다른 화면을 요청해야 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판정을 내려놓고 번복이라…
남자배구의 침체를 ‘논란’으로 돌파하겠다는 것일까? 이는 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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