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팀과 2위 팀의 피 터지는 맞대결을 예상했지만…생각과 전혀 다른 일방적인 경기. 그리고 충격적인 경기 과정을 남겼다.
25일 천안에서는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대결은 시즌 세 번째 맞대결이자 리그 1-2위의 맞대결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3-0 현대캐피탈의 완승이었다. 심지어 현대캐피탈은 3라운드까지 대한항공전 3전 전승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이 한 팀에게 연패를 당한 것도 최근에 거의 찾아볼 수 없던 일이었다. 그리고 3경기를 연속해서 내준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그런 일이 발생했다.
처참한 경기력의 대한항공 갑자기 왜?
필자는 대한항공에 대해 별로 다루지 않는다. 왜냐하면 최근 10년 정도 대한항공은 리그 최강팀이자 최근 5-6년은 사실상 적수가 없는 팀이다. 그런데 이런 팀에 대해서 굳이 뭔 할 말이 있겠는가? 그런데 현대캐피탈과 3라운드 경기의 패배보다 그 과정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2010년대 이후 대한항공의 이런 경기력은 거의 볼 수 없었다. 오히려 신영철 감독 시절. 현대캐피탈의 모습이었다. 즉 대한항공과 대결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제대로 힘도 못 쓰고 엉망진창의 경기력으로 패하는 것이 코스(?)였다.
그런데 그 때의 모습을 대한항공이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보여준 것이다.
이날 대한항공의 공격수 중에 10점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없었다. 최다 득점을 올린 인물이 정한용으로 9득점이었다. 뒤이어 정지석 8득점, 막심 5득점을 올린 것. 심지어 막심은 갑자기 무슨 일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가장 높은 28.17%의 공격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공격 성공률은 무려 20%에 머물렀다.
공격-수비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었고, 냉정하게 공격수들이 없이 뛰는 것 같았다. 물론 장기 레이스에서 이런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이라는 점. 누가 나가도 상대에게 꿀릴 것이 없던 그런 팀이 리그 최하위와 같은 경기력을 보여준 것이 그저 충격이라고 밖에…
다른 것은 차치하더라도 막심의 최근 경기 기록은 한 번쯤 다룰 필요가 있을 것이다. 많이 때리고 있던 것은 사실이지만 갑자기 전혀 다른 모습의 선수가 된다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
33.33%의 공격 성공률 그래도…
과연 이 기록은 누구의 기록일까? 대한항공 공격수? 아니면 신펑? 레오? 이 기록은 이날 경기에서 후위 공격 4개, 블로킹 3개, 서브 에이스 3개를 기록하며 시즌 5호, 개인 통산 3호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허수봉의 기록이다.
기록만 놓고 보면 허수봉의 활약은 썩 좋지 못했다. 13득점. 21번의 공격 중에 7번만 성공시켰다. 그러나 차단과 범실의 합이 5개로 사실상 효율성이 없는 공격수였다. 성공률도 33.33%에 머물렀다. 참고로 이날 허수봉은 아포짓 스파이커로 뛰었다. 욕먹어도(?) 할 말이 없을 수도…
하지만 이날 허수봉의 진가는 트리플 크라운이 아니라 강력한 서브에서 나타났다. 서브 에이스는 3개였지만 강력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들면서 반겨 기회를 만들어준 것이 가장 높이 사고 싶은 부분이다.
다만 이날 경기의 기록과 달리 허수봉은 올 시즌 현대캐피탈의 절대적인 토종 공격수로 거듭났다. 그리고 그 언젠가 많은 이들이 기대했던 문성민-전광인에 이어 팀 공격의 중심이 된 것.
하지만 허수봉이 좀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리시브의 정교함이 아니다. 공격에서의 정교함이다. 때로는 범실이 너무 많다. 상대 블로킹에 걸리는 것도 문제지만 상대와 상관없이 코트 밖으로 날아가는 일이 많다는 것. 좀 더 정교함이 필요하다.
최민호 또 다른 전성기를 구가하는 것일까?
국가대표 출신. 그리고 이미 팀의 중심으로 오랜 시간 활약을 했다. 그런데 사실 최민호의 커리어에 있어서 지금이야 말고 최고의 자리를 달리는 것이 아닐까 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최민호의 기량은 훌륭했다. 그런데 그 어느 때보다 올 시즌 더 강력하게 느껴진다. 현재까지 최민호는 69.83%의 속공 성공률을 기록하며 이 부문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블로킹에서도 세트당 평균 0.71개로 리그 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굳이 비교하면 최민호가 신영석처럼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하는 선수는 아니다. 올 시즌도 레오-허수봉 등 이미 좌우의 좋은 공격수가 있기에 중앙에서 더 많은 득점을 요구하지 않을 때도 많다. 그런데 체감상(?) 최민호의 모습이 자주 보인다는 것.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최민호는 7득점을 올렸다. 물론 속공으로는 단 2득점이었다. 하지만 블로킹 4개와 서브 에이스 1개를 기록했다. 특히 1-2세트 최민호의 블로킹은 대한항공 공격의 맥을 확실하게 차단하는 블로킹이었다.
라이트로 입단해 소위 말해서 가비지 타임에 나와서 세터와 호흡이 맞지 않아서 공격 범실을 오지게(?) 하던 그의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믿고 보는 리그 최고의 방패가 됐다는 사실…올 시즌은 누구보다 베테랑 최민호의 모습이 기대되는 시즌이기도 하다.
사진 :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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