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 한 명이면 그래도 나아질 것 같았다. 그런데 그게 아닌 것 같다. 어쩌면 한국전력은 루이스 엘리안을 중심으로 한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된 것 같다.
22일 한국전력은 KB손해보험과 시즌 세 번째 맞대결을 펼쳤다. 참고로 앞선 1-2라운드 대결에서는 외국인 선수 엘리안이 빠진 상태에서 만나 전부 패했다. 그런데 이날도 크게 다를 것은 없었다. 물론 현재 한국전력은 엘리안의 대체 선수로 마테우스 크라우척이 뛰고 있지만…KB손해보험은 기분 나쁠 수도(?) 있지만 사실 KB손해보험의 경기력도 그다지 훌륭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단 한 세트도 따지 못한 것은 심각한 문제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답 없는 좌-우 공격수들의 붕괴
일단 모든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공격수들의 문제가 가장 크다. 마테우스가 합류 후 첫 경기에서 42득점을 했지만, 득점에 비해 성공률이나 안정성에서 떨어진다. 참고로 마테우스는 V리그의 단골 대체 선수이지만 사실 늘 아쉬움을 남겼던 인물이다. 가장 큰 문제는 주포의 부재 혹은 주포의 불확실성이다. 그리고 엘리안이 있던 시기에 지난 시즌에 비해 확연하게 달라진 임성진은 이제 지난 시즌과 비슷하거나 더 못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언젠가도 말했지만, 임성진이 설령 ‘엘리안 우산 효과’라고 할지라도 활약을 해준다면 한국전력은 분명 성과를 낼 것이고 우산 효과든 뭐든 잘하면 그만이라고 했었다. 그런데 현재는 그가 팀의 공격 옵션이 맞는지 모르겠다.
여기에 또 다른 공격의 한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서재덕도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물론 서재덕에게 전성기 모습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아무리 전성기가 지난 선수라고 해도 어쨌든, 공격수인데 제2 혹은 제3의 옵션이 되지 못한다면 이것도 큰 문제 아닌가?
그런데 이런 문제들이 엘리안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갑자기 발생 혹은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공격수들이 제대로 못 할 때(?)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세터 탓이다. 그런데 필자는 야마토 세터가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그의 책임으로 몰기는 어렵다. 적어도 최근 5년 안에 한국전력에 있던 세터들보다 훌륭하다. 그렇다면 누구의 탓을 말하기 전에 일단 공격수들이 자기 몫을 못 해준다는 것.
경기는 선수가 하는 것이다. 다만 코트 안에서 스스로 느끼지 못하는 것은 벤치에서 알려줄 필요가 있다. 공격수 스스로는 물론 권영민 감독이 어떤 방향성을 잡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정신줄 놓은 한두 번의 플레이가…
경기를 하다보면 선수들 사이에 사인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실수도 나온다. 왜냐하면 모든 것이 사람이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수가 자주 나온다는 것은 그것이 실력이다. 그리고 사인이 맞지 않아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계속된다면 그것도 역시나 문제다.
22일 경기에서도 반격 기회가 왔는데 서로 눈치 보다가 공을 놓치거나 아니면 공격을 해야 될 상황에서 제대로 플레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결과 더 달아나거나 추격의 기회가 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상대에게 반격 기회를 고스란히 제공했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공격수-세터가 아무리 훌륭해도 팀은 이길 수 없다. 스포츠에서는 늘 객관적인 전력만이 경기력을 좌우하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경기 흐름/분위기가 승패를 좌우할 때도 있다. 그런데 스스로 분위기를 다운시키고 스스로 상대의 기를 살려주는 플레이는 심각하게 반성해야 한다.
무거운 몸, 도대체 왜?
종합적 혹은 연장선에서 말하면 한국전력은 결정력이 없는 공격을 자랑(?)하고 있다. 때로는 공격수들보다 신영석이 더 나은 활약을 할 때도 있다. 결정력이라는 것이 “있어야 한다.”라고 한다고 해서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론적으로 혹은 배구판에서 말하는 책임지는 플레이가 필요하다. 단순히 공격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그래야 한다.
그런데 한국전력은 언제부터인가 선수들의 몸이 무겁다고 해야 할까? 외국인 선수 없이 시즌을 치러서 지쳤을 수도 있다. 하지만 왜 유독 한국전력 선수들의 발이 떨어지지 않는지 모르겠다. 너무 무기력하다고 해야 할까? 이는 승패를 떠나 충격요법이든 뭐든 기분 전환이 필요하다.
선수 구성만 보면 결코 하위권에 머물 팀은 아니다. 외국인 선수가 오랫동안 빠져 있었던 것을 감안해도 최근 행보는 너무도 무기력하다.
마음을 먹는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 있다. 그런데 지금 반전을 만들지 못하면 길고 긴 시즌이 괴로울 수도 있다.
사진 :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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