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문성민 효과였다.
하지만 정확히 말한다면 신펑 효과였다.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시즌 2차전에서 강력한 서브를 바탕으로 레오-허수봉 듀오를 앞세운 현대캐피탈 세트 스코어 3-1로 승리하며 2연승과 함께 대한항공(승점 25점)을 제치고 리그 선두로 올라섰다. 반면 5연승을 달리던 대한항공은 6연승에 실패하며 선두에서 다시 2위로 내려앉았다.
문성민으로 시작한 추격, 문성민에서 끝났다
이날 두 팀의 경기는 시즌 1차전을 반대로 연출하는 것 같았다. 1, 2세트 현대캐피탈이 승리한 상황. 그러나 대한항공이 3세트를 따냈고, 4세트도 거의 승리 직전에 이르렀다. 어쩌면 블랑 감독은 4세트를 버리고 5세트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 같다.
17-20에서 신펑의 공격을 정한용이 차단하며 스코어는 17-21로 벌어졌다. 그러자 블랑 감독의 원픽(?) 신펑을 빼고 맏형 문성민이 코트를 밟았다. 올 시즌 문성민이 코트에 들어와서 제대로 뛴 적도 없고, 공격을 제대로 했던 적도 없다. 그런데 문성민이 들어온 것은 뭐…
하지만 이때부터 이상하게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최태웅 해설위원은 ‘문성민 효과’라고 외쳤지만 필자는 신펑 효과라고 하고 싶다. 레오의 퀵오픈 득점에 이어 정한용의 공격을 방금전 교체로 들어온 문성민이 막아내면서 블로킹으로 시즌 첫 득점에 성공했다. 스코어 19-21.
그리고 최민호가 서브 포지션에 들어가면서 상황이 이상해졌다. 정한용의 범실과 반격 과정에서 레오가 득점에 성공하면서 쉽게 대한항공이 따내야 할 상황이 21-21이 됐다. 이것은 사실 시작에 불과했다. 계속된 상황에서 대한항공의 막심마저 범실로 역전을 허용했다. 이어 반격 상황에서 허수봉의 백어택 득점으로 23-21로 현대캐피탈이 달아나기 시작했다. 물론 막심의 공격과 정한용의 블로킹으로 대한항공은 벼랑 끝에서 동점을 만드는 저력을 보여줬다.
어쩌면 끝 모를 듀스 접전이 기다릴 것 같은 상황에서 경기는 의외로 쉽게 끝났다. 레오의 퀵오픈으로 24-23 매치 포인트에 도달한 현대캐피탈. 세트 후반 신펑의 교체 멤버로 들어온 문성민의 서브 포지션. 물론 전성기처럼 강력한 서브는 아니었다. 하지만 문성민으로 시작된 현대캐피탈의 추격은 문성민으로 끝났다. 물론 서브 에이스가 기록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막심의 공격을 세터 이준협이 막아내면서 25-23으로 현대캐피탈이 승리한 것.
신펑 효과가 맞을 수도…
현대캐피탈이 4세트를 내줬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블랑 감독은 5세트를 생각하고 신펑을 불러들였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의도하지 않은 신의 한 수였다.
냉정하게 말해서 문성민이 코트에 나왔다고 선수들의 분위기가 180도 바뀐 것으로 보는 것은 지나치게 낭만주의자(?)같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신펑이 나가니까 잘 됐다는 것. 매번 신펑을 언급하기에 안티로 비춰질 수 있지만, 신펑이 싫어서가 아니라 블랑 감독의 잘못된 선택은 이제 한국 감독들이 펼치는 고집과 아집스럽다.
신펑은 이날 11득점 성공률 43.48%를 기록했다. 막말로 리시브를 면제받은 자의 기록치고는 좋아 보이지 않았다. 더 문제는 효율은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 신펑은 기록상 23번의 공격을 시도했다. 그중 공격 성공(득점)이 10번이었다. 그런데 차단과 범실이 무려 8개였다. 효율성은 10%도 되지 않았다. 그런데 블랑 감독은 4세트까지 신펑에게 무한 신뢰를 보였다.
지겹도록 현대캐피탈에 대해 포스팅하면서 하는 소리지만 전광인이 못한 것이 뭐가 있는가? 굳이 최고의 공격 옵션인 허수봉-레오를 리시브 부담을 가중 시켜야 할 이유가 있을까? OH라면 리시브는 숙명이라는 블랑 감독의 태도. 그러기에는 레오가 나이가 많다. 앞으로 리시브가 안정적인 선수가 돼서 더 훌륭한 선수(?)가 되는 것을 기대하기란…
그런데도 고집을 피운다. AQ 외국인 선수 중 중국/대만 출신으로 성공한 공격수는 없었다. 이 제도가 도입된 지도 그렇게 오래된 것은 아니지만…그런데 작년과 달리 올해는 이란 선수들이 뽑혔다. 이들은 사실상 AQ가 아니라고 봐도…대표적으로 우리카드나 삼성화재가 그렇지 않은가? 고로 신펑이 그런 수준의 선수라면 고집할 수 있다. 그런데 신펑은 그나마 장점이던 서브도 잘 모르겠다. 블로킹도 더 모르겠고…
그런데 왜 이토록 신펑을 고집할까? 아닌 말로 전광인은 블랑 감독의 귀싸대기를 때린 것일까? 아니면 그를 팀에서 보내려는 계획이 있는 것일까? 제대로 나락으로 떨어져야 생각이 바뀔지…
2경기 연속 같은 흐름의 한선수
이날 대한항공은 1, 2세트와 3, 4세트는 180도 달랐다. 그런데 앞선 삼성화재와 경기도 그랬다. 물론 삼성화재와 경기에서는 한선수-유광우가 모두 흔들렸다가 정상 궤도를 찾았다. 하지만 어쨌든 이날도 한선수는 1-2세트 흔들렸다. 모든 것이 한선수의 책임이라고 할 수 없지만, 일단 한선수가 흔들린 것이 대한항공의 본래 플레이를 할 수 없었다. 3세트부터 유광우가 경기를 이끌면서 사실 분위기를 완전하게 바꾼 것도 사실.
그나마 대한항공이 워낙 전력이 좋은 팀이고, 유광우도 있기에 큰 문제는 없지만, 어쨌든 이날 경기는 상대가 삼성화재가 아닌 현대캐피탈이라는 점에서는 뒤집는 것이 어려운 것 같다.
사진 :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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