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타자 크루즈에 이어 투수 오버뮬러 그리고 그의 대체 카드 탐 션까지 모두 퇴출한 삼성. 아마도 삼성 역사상 최악의 용병 농사를 지었던 시즌이 아니었을까 싶다.
어쨌든 선동열 감독은 외국인 선수 없이 남은 시즌을 치르기로 했다. 하지만 프런트는 장기적(?)으로 볼 때, 포스트 시즌을 생각하면 외국인 선수가 필요하다는 설득(?)으로 영입한 선수가 ‘존 에니스’였다(계약금 3만 달러, 연봉 12만 달러 총액 15만 달러).
에니스는 2002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통산 16경기를 경험한 투수였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에니스의 한국행은 미국에서 한 팀에서 뛰었던 KIA 출신의 마이크 서브넥의 추천으로 이루어졌다. 참고로 서브넥은 2006년 KIA에서 뛰다가 조기에 퇴출당했다. 아무튼 에니스는 평균 140km 중반의 빠른 볼을 던지며 탈삼진 능력이 있는 선수로 알려졌다.
삼성 유니폼을 입은 에니스는 2군에서 1군 입성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빠른 볼을 바탕으로 완급조절을 하면서 나름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데뷔전에서도 준수한 피칭(5이닝 7피안타 3실점 6탈삼진)을 했다. 하지만 에니스는 선발로 무리가 있는 선수였다.
분명 빠른 볼에는 위력이 있었다. 최고 150km의 힘 있는 직구를 바탕으로 삼진을 잡아내는 능력도 충분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라는 것…빠른 볼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혹은 뒷받침할 수 있는 변화구가 없었다. 슬라이더나 체인지업의 위력도 매우 떨어졌다. 에니스는 정규리그 7경기만 등판했음에도 불구하고 선동열 감독에게 매우 골치 아픈 존재이기도 했다.
2008시즌 7경기 1승 3패 평균자책점 3.03을 기록하며 시즌을 마감했지만 포스트 시즌에서는 히든카드로 활약해줄 것을 기대했다. 특히 플레이오프에서 만나는 두산에 좋은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에니스는 두산과 정규 시즌에서 2경기에 선발 등판, 1승 1패를 기록했지만 9이닝 동안 평균 자책점 ‘0’을 기록했었다. 물론 이닝과 대결 횟수가 적어서 절대적 기준이 될 수는 없었지만 말이다.
그런데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로 등판한 에니스는 실패한 카드가 됐다. 가장 문제는 구속이 무려 10km 가까이 떨어졌었다. 이는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부상을 당한 것이 원인이기도 했지만…어쨌든 2차전 선발 이후 더는 등판이 불가능해지면서 플레이오프가 끝나기도 전에 한국을 떠나야 했다.
● John Wayne Ennis - 한국명 : 존 에니스
● 1979년 10월 17일생
● 우완투수
● 1998드래프트 14라운드 애틀란타 지명
● 2002년 4월 10일 ML 데뷔
● 주요 경력 : 2002 애틀란타 -> 2004 디트로이트 -> 2007 필라델피아 -> 2008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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