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2003년 재취업한 브렌트 쿡슨이 부진하자 그의 대체 선수로 마이너리그 홈런왕 출신의 ‘이지 알칸트라’를 계약금 3만 달러 연봉 10만 달러에 영입했다.
그런데 LG가 영입한 알칸트라는 상당히 흥미로운 인물이었다.
그가 한국하고 관계없던(?) 시절, 케이블 채널에서 메이저리그 난투극 BEST를 본 적이 있었다. 그 가운데 잊지 못할 희귀한(?) 장면을 목격했다. 투구에 맞은 타자가 마운드를 향해 달리는 것이 아니었다. 공에 맞자마자 앉아 있던 포수에게 ‘슈퍼 킥’을 날린 후 마운드로 돌진한 것. 전에 볼 수…아니 지금도 이런 선수는 없는 것 같다. 어쨌든 메이저리그로 다시 올라가기로 됐던 이 선수는 이 사고(?)로 마이너에 남게 됐다. 그리고 그 엽기적인 선수가 바로 알칸트라였다.
볼거리(?)를 위해 한국에서도 이런 장면을 연출할 수 있을지 기대했지만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어쨌든 LG 유니폼을 입은 알칸트라는 공갈포 그 자체였다. 기대했던 홈런은 터지지 않고 삼진 신공을 보여줄 뿐이었다. 모두가 실패라고 했던 그 순간 그의 방망이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7월 들어서 안타를 몰아치더니 기다리던 홈런도 터졌다. 그러면서 점점 그는 거포로 위용(?)을 과시했다. 홈런이 나오지 않다가 2개씩 몰아치는 날도 종종 있었다. 안타도 몰아치기도 하면서 마르티네스와 함께 LG 타선을 이끌었다. 다만 퀸란 수준은 아니었지만, 그의 정확도는 나름 심각한(?) 수준이었다.
2003시즌 알칸트라는 LG에서 79경기를 뛰면서 82안타 홈런 16개 44타점 타율 0.281을 기록하며 성공한 대체 용병으로 활약했다. 만약 그가 풀타임으로 뛰었다면 홈런 20개는 물론 30개도 충분히 가능했던 선수로 꼽혔다. 하지만 LG는 2004년 그와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커리어로 비교할 수 없는 인물을 뽑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LG가 마르티네스와 알칸트라를 쉽게 포기한 것이 아쉬운 선택이 됐다.
알칸트라는 LG와 재계약을 실패한 후 다시 마이너리그로 돌아갔지만 2004년 후반기 두산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다시 한국 땅을 밟기도 했다. 이후 다시 한국을 떠났고, 2007년을 끝으로 그의 근황을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짧은 한국 생활에도 불구하고 그는 KBO리그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인물이었다.
2003년 8월 7일 문학 구장…
7회초 투런 홈런을 날리고 덕아웃으로 들어온 알칸트라. 그런데 이상한 상황이 연출됐다. 3루 주자의 득점은 인정됐다. 하지만 그는 아웃이 됐다. 왜냐하면, 기쁨에 찬 나머지 홈을 정확하게 밟지 않았던 것. 이에 포수가 주심에 어필했고, 주심을 어필을 받아들여 아웃이 된 것이다.
이는 KBO리그 역사상 2호 홈런 공과였다. 참고로 1호는 1999년 한화 소속의 송지만이 기록했다. 그는 허탈하게 홈런을 날렸고, 팀 승리도 날아갔다. 이후 알칸트라는 홈에 들어올 때 철저하게 홈을 밟았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기도 했다.
또한, 그가 LG에서 뛸 당시 배트 보이로 활약하던 그의 아들 이스마엘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어쩌면 아버지보다 더 많은 인기를…다만 너무 어린 나이라 대형 참사가 발생할 뻔한 순간도 있었다.
여느 때처럼 배트 보이를 하던 이스마엘이 경기 중 플레이가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배트를 수거(?)한 것. 그런데 당시 홈런으로 들어오는 주자가 있었으니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알칸트라 아니면 마르티네스였다. 다만 그 상황은 홈에서 슬라이딩을 할 상황이 아니었기에 이스마엘을 낚아채듯이 들어오리면서 홈을 밟아 사고를 면할 수 있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이스마엘은 배트 보이를 못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 Israel Cristosomo Alcantara - 한국명: 이지 알칸트라
● 1971년 5월 6일생
● 우투/우타/외야수
● 2000년 6월 25일 ML데뷔
● 주요 경력 : 2000-2001 보스턴 -> 2002 밀워키 -> 2003 LG -> 2004 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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