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LG는 선발 투수 자원으로 메이저리그 출신의 좌완 투수 라벨로 만자니오와 총액 20만 달러에 계약을 했다.
만자니오는 2001년 멕시칸 리그에서 16승(3패)과 평균 자책점 1.50을 기록한 투수였다. 그리고 먼 옛날(?) 일이었지만 1988년 빅리그 입성 이후 통산 3시즌 동안 53경기 4승 3패 1세이브 평균 자책점 4.43을 기록한 경험도 있었다.
그런데 그는 입단 당시 한국 나이로 무려(?) 40세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상 그의 나이는 그보다 훨씬 많다는 소문도 있었다. 어쨌든 나이와 별개로 철저한 자기 관리와 유연한 몸으로 여전히 140km 후반의 빠른 볼을 구사하는 투수로 소개됐다. 또한 야구와 별개로 젊은 시절 한가락(?) 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악동’으로 낙인이 찍히기도 했다(참 별걸로 다 시비를…).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실제로 그렇지 않다.”라며 “괜찮은 친구”라고 전혀 예상과 다른 반응을 했다. 다만 이런 관계가 그리 오래가지 못한 것이 함정이었다.
주니치와 연습 경기에서 3이닝 3실점을 기록한 만자니오는 갑자기 시즌 개막전까지 등판하지 않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이런 모습에 김성근 감독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다만 알려지기로는 양상문 코치가 중재했다고 하지만 김성근 감독과 만자니오의 관계는 뭐…
『참고로 양상문 코치의 중재는 거짓일 확률이 높다. 그가 2009WBC 대표팀에서의 행보, LG 김재박 감독 시절 박명환의 일화를 고려하며…참고로 양상문 코치는 해설위원 시절에도 외국인 선수는 대놓고 까버리는 야구인 중 한 명이었다.』
어쨌든 그의 폭탄선언은 없었던 일이 됐고, 정상적으로 시즌을 출발했다. 그리고 5월 1일 SK와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9이닝 2실점(1자책)으로 완투승을 따내며 당시 기준 최고령 완투승(38세 6개월)을 기록했다. 다만 한국에서 첫 10경기에서 60.1이닝으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도 3승 4패 평균 자책점 3.73으로 약간 아쉬움이 남는 성적을 남겼다. 가장 큰 문제는 들쭉날쭉한 제구력이었다. 여기에 투구수가 많아 상대적으로 야수의 집중력도 떨어지며 타선의 침묵으로 이어지기까지 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김성근 감독과 ‘제 2차 전쟁(?)’을 펼친 것이다.
만자니오는 7월 20일(SK전) 4.2이닝 동안 무려 8개의 볼넷을 내주며 8실점(7자책)을 했다. 그러자 양상문 코치가 강판을 위해 마운드에 올라왔다. 그런데 이때 만자니오가 폭발한 것이다. 김성근 감독은 곧바로 그를 2군으로 보내버렸다. 이후에도 크고 작게 감독과 계속 갈등을 빚어왔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LG 유니폼을 입고 시즌을 마감했다.
2002시즌 만자니오는 31경기 등판 8승 11패 162.1이닝 평균 자책점 4.32를 기록했다. 참고로 징계 차원으로 2군에 내려갈 때 그는 7승(6패)을 기록하고 있었다. 만약 리듬이 계속 이어졌다면 10승도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다. 다만 그런데도 팀내에서 가장 많은 이닝(162.1이닝)을 소화했다는 것. 물론 ‘용병’이라는 타이틀을 붙인다면 매우 아쉬운 성적이다. 그러나 정삼흠-김태원 그리고 김용수가 떠나며 박살난 LG 마운드를 생각한다면 자기 몫은 충분히 해냈다.
그러나 가을 무대에서 그는 플레이오프 2경기(선발) 1승 평균 자책점 2.53을 기록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2경기 1승 평균 자책점 3.75를 기록했다. 사실 이때도 ‘타신투병(?)’ 시즌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던 것을 고려하면 충분히 잘 던졌다.
2002시즌이 종료된 후 LG는 오랜 기간을 공들여 영입한 만자니오와 결별을 선택했다. 일단 다른 것은 차지하더라도 정성을 쏟은 만큼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김성근 감독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면 더 좋은 성적을 냈을 것이다. 다만 김성근 감독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 외국인 선수는 거의 없다는 사실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멕시칸 리그로 돌아간 만자니오는 2003년 10승을 기록할 정도로 건재함(?)을 과시했고, 2005년을 끝으로 은퇴했다.
만자니오는 맨손으로 타구를 잡아 더블플레이로 연결하는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열혈남아…가 아니라 열혈 할아버지(?) 투수였다. 투수로서 위험한 플레이였지만 나름 퍼포먼스도 훌륭했던 그런 인물이었다. 또한 캠프에서 당시 20세의 신인 선수에게 자기 딸을 주겠다고 했던 일화도 있었다. 그 신인 선수가 김광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참고로 만자니오는 26세가 됐을 때 14세인 부인을 만났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범죄인…-_- 아무튼 괴짜 투수였던 것은 확실했다.
더블플레이를 연결하는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캠프에서는 당시 20살의 신인 선수에게 자기 딸을 주겠다고 농담을 하기도…(아마도 김광희였던 것으로 기억을 한다.) 참고로 만자니오는 26세 때 14세인 부인을 만났다고 한다. ㅡㅡ;; 우리나라라면 범죄가 아닌지?
● Ravelo Adams Manzanillo - 한국명 : 라벨로 만자니오
● 1963년 10월 17일생
● 좌완 투수
● 1999년 9월 25일 ML데뷔
● 주요 경력 : 1988 시카고W -> 1994-1995 피치버그 -> 2002 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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