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또한 지나가리…가 될 것 같다.
한국 대표팀은 프리미어12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그 결과 여기저기서 쓴소리를 내고 있다. 그런데 아무도 반성하거나 잘못을 시인하지 않는다는 것. 다시 말해서 야구인 또는 야구인 선배로 지금과 같은 환경을 만든 것에 대한 반성의 목소리는 없다. 유일하게 박재홍 위원만 본인의 유튜브 채널에서 사과했을 뿐이다.
단순히 사과를 하고 고개를 숙이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현재 한국야구의 수준과 현실이 지금의 일인가? 그렇지 않다. 2010년대 들어와서 국제대회에서 한국야구는 처참한 수준이다. ‘도하 참사’라고 비아냥대던 이들이 왜 지금에 와서는 참사를 이야기하지 않는지 이해가 안 간다.
어쨌든 팬들은 비판, 비난 다 할 수 있다. 그냥 팬이니까…그런데 야구인들은 다르다. 비판은 물론 이를 넘어 비난을 하려면 반드시 그에 따른 대안도 제시해야 한다. 단순히 누구나 할 수 있는 그런 틀에 박힌 대안이 아닌 현실적인 대안 말이다.
10년 전, 그리고 20년 전에도 늘 이런 말을 했다. “아마야구 육성이 시급하다/투자가 시급하다.”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 “아마가 살아야 프로가 산다.” 엄밀히 말하며 1990년대에도 이런 말을 했다. 원하는 성과를 내지 못할 때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많이 기대했던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야구팀의 성적을 보면…그 당시에도 이런 말을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무려 2024년이다. 여전히 같은 말을 반복하는 야구인들. 모두 앵무새인가?
최근 은퇴 선수들이 유튜브 활동을 많이 한다. 그래서 국제대회에 대한 혹은 야구계에 일로 그들의 의견을 들으면 다 옳은 것 같다. 다만 알맹이는 없다. 순간 감정 이입되어 직설적으로 쏟아내는 그들의 말에 “역시”라고 생각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 없다.
이번 프리미어 12도 보자.
대부분 150km 이상의 강속구 투수 부재, 좌완 투수 부재, 4번 타자 부재를 꼽았다. 그런데 일부는 맞지만 전체적으로는 틀린 말이다. 다른 말이 아니라 틀린 것.
150km 이상의 강속구-좌완을 떠나서 모든 투수들의 기량이 상향 평준화된다면 뭐가 문제인가? 가령 일본처럼 웬만해서는 다 140km 후반-150km 이상을 던지면 그런 투수 중에 각 경기에 맞는 투수들을 찾으면 그만이다. 오른손/왼손? 역시나 설령 왼손 투수가 한 명도 없어도 오른손 투수들이 다 메이저리그 1-2선발급이면 문제가 되는가? 좌완 투수 10명이 있는데 죄다 동호회 수준이면 무슨 의미가 있나?
극단적인 예를 든 것은 지금 그런 디테일한 부분을 따질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4번 타자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무슨 틀에 박힌 뻔한 소리만 하고 있는가? 이제 좀 제대로 그리고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대학 야구? 시스템부터 바꿔야…
양준혁 위원이 대학 야구에 대해 언급했다. 그런데 현재 대학에 간다고 해도 프로에서 뽑아주질 않는 시대다. 대학에 가는 것은 야구를 더 잘하기 위해서 아니라 야구 못해서 가는 곳이 됐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됐을까? 지명 못 받으면 대학가라? 혹은 상위 몇 라운드 외에는 다 대학가야 한다? 그것도 말이 안 된다. 어차피 프로오면 당장 대학 생활보다 더 낫다. 지금 프로야구에 2군 선수들은 여전히 어렵다. 하지만 80년대가 아니라 90년대 00년대 야구했던 이들에 비하면 뭐…어쨌든 갈 이유가 없다.
그런데 결국에는 왜 이렇게 됐을까? 2000년대에도 대학야구의 봄날이 있었다. 필자는 그것이 2000년대 초반 프로에 입단한 선수들이 마지막이라고 본다. 이현곤, 김민우, 강귀태, 서승화, 조용준, 강철민 등 이런 선수들이 대학에서 뛸 때가 마지막이었다는…
근데 아무도 말하지 않지만 FA가 이렇게 만든 것이다. 대졸 선수는 현재 7시즌을 뛰어야 한다. 고졸 선수는 8시즌을 뛰어야 한다. 자! 이것만 봐도 누가 대학을 가겠는가? 차라리 고졸로 입단해서 프로에서 체계적인 훈련하다가 터지면 누구나 대박을 꿈꿀 수 있다. 아니 적어도 대졸보다 모든 구조가 유리하다. 그런데 대학에 가라? 오라?
정신 나간 소리다.
대학 선수들에게 4년의 시간을 프로에서 보상(?)까지는 아니더라도 고교 선수들과 비교해도 전혀 손해가 되지 않는 규정이라면 과연 대학에 가는 것을 기피할까? Top10 안의 선수들은 몰라도 위치가 여러모로 애매하다면 다음을 위해 대학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런데 지금은 8-10라운드 정도나 대학을 생각하지 않은가? 물론 단순히 FA 혜택으로 대학 진학을 이룰 수는 없다.
그렇다면 야구인들이 대학 야구를 살릴 수 있는 근본적인 의견을 내놓고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누가 그렇게 하는가? 대학 1-2학년때도 신체가 성장한다? 그것은 결코 해법이 될 수 없다.
아마야구가 문제인가?
냉정하게 보자.
지금 한국야구가 이 모양이 된 것은 아마야구 탓이 아니다. 오히려 아마야구는 없는 와중에(?)도 적어도 1-2명 매년 우수한 인재들을 프로로 보낸다. 그런데 그런 선수를 데리고 온 프로는? 선수를 망치지 않으면 다행이다. 그러나 대부분 망치지 않나?
투수를 기준으로 150km 던진다 싶으면 그리고 좀 괜찮다 싶으면 1군에서 고장 날 때까지 굴리다가 망가지면 2군 보낸다. 그래놓고 “아마시절 혹사로 다들 수술해야 한다.”라는 소리하는게 프로 지도자들 아닌가?
일부(?)인지는 모르겠지만 올드 스쿨이 어쩌고 하면서 이전 세대 지도자들을 달가워 하지 않는다. 그런데 현재 감독들 중에 혹사 안 하는 사람은? 냉정하게 말해서 대한민국 프로야구 지도자들은 ‘혹사’를 논할 자격이 없다. 그리고 팬들도 혹사/비혹사를 논할 수 없다. 왜냐하면 KBO리그는 1982년에도 그랬고 2024년에도 동일하기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시대 변화에 따른 차이만 존재할 뿐이다.
투수가 마운드에서 투구를 하다가 어깨를 부여잡고 쓰러졌다. 그것이 2010년 후반에 이루어진 일이다. 그런데 그 시절 그 감독은 명장이라고 한다. 이런 미친 리그가 어디 있는가?
왜 이리도 안 변할까? 현역 시절 S급이든, F급이든 상관없이 지도자로 준비되지 않은 사람들이 개나 소나 코치를 하고 있다. 코치의 처우, 지도자의 처우를 따지기 이전에 현역에서 뛰다가 갑자기 은퇴해서 코치가 되는 사례는 너무 많다. 공부하는 지도자? 그런 사람이 이상한 것 아닌가? 감독도 마찬가지다. 팬들은 세이버 어쩌고 하지만 냉정하게 유명하고 인맥 좋으면 감독하는 것 아닌가? 그리고 그런 사람들은 실패해도 계속 감독하고 운 좋아서 성적 내면 명장 소리 듣고…
도대체 뭐가 아마야구 탓인가? 투수들은 90-100개 칼같이 빼주고 언제든지 불펜 투입하고 선발 자리는 용병에게 맡긴지 오래다.
일본에 강점을 보였던 정민태-구대성을 넘어 시간이 흘러 김광현과 같은 투수들이 왜 안 나올까? 다시 말해서 2000년대 후반 이후 류현진, 김광현, 윤석민, 양현종 정도를 제외하고 KBO리그에서 선발 투수라고 할 수 있는 토종 선수는? 너무 비약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2020년대로 좁혀서 류-김-양 빼고 강력한 토종 선발은 몇이나 있는가?
이것이 전부 선수 탓일까? 선수 특성에 따라 지금은 짧은 이닝만 소화하지만, 장기적으로 길게 던질 수 있게 만드는 일은 안우진 하나였던 것 같다. 최근 선수들 잘 하면 다 불펜이다. 최근 4-5년 사이에 고교 초특급 투수 중에 선발로 연착륙한 선수는?
4번 타자…한국야구의 4번 타자로 가능성이 있던 타자를 4할 타자 만들었다가 30홈런 타자 만들었다가 결국 바보 됐다. 1루로 보냈다가 외야로 내보냈다가 포수까지 보냈다. 강백호가 국내 리그에서는 연봉도 많이 받고 기록도 괜찮을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그 선수의 정체성이 뭔가?
양준혁과 같은 길도 아니고 박병호와 같은 길도 아니다. 다시 말해 교타자도 아니고 거포도 아닌 그런 선수가 됐다. 이것은 선수의 책임일까? 지도자들이 그렇게 만들어 놓고 이제와서 무슨…야구인들도 동참하지 않았나? 4할 운운하다가 30홈런 운운하더니…
성남도 4번 타자 그러나 먹튀 박병호가 훗날 50홈런을 칠 수 있었던 가장 큰 지분은 김시진 감독이었다. 그가 스스로 할 수 있게 놔뒀다. 그 시간이 없었다면 박병호는 그냥 고교야구 4연타석 홈런만 기록됐을 것이다.
다시 한번 물어보자. 도대체 아마야구가 무슨 문제인가? 오히려 자신의 실패를 돌아보고 새롭게 접근할 수 있는 베테랑 지도자들이 현재 야구판에서 사라진 것도 문제 아닐까? 그런 야구 문화도 그렇고…선수들의 기량도 문제이지만 몇 안 되는(?) 훌륭한 자원들을 박살내는 야구관이 잘못된 지도자들이 더 문제다.
더는 아마야구 탓하지 마라. 그게 한국야구를 나락으로 이끄는 견인차다.
분명 팬들은 싫어할 것이다. 그런데 이순철-서정환 전감독들이 지금 인터뷰를 하면서 밝히는 것은 동일하다. 자신들이 너무 일찍 감독이 됐다는 것이다. 그들의 과오를 덮어줄 생각은 없다. 하지만 어쩌면 이들의 고백이 솔직한 것이 아닐까?
2할 6푼대 내야수가 40억, 4점대 평균자책점의 투수가 70억 이렇게 받는 것이 한국야구의 현실이다. 구단이 잘못한다고? 그렇다면 지도자들은 뭐하고 있는가? KBO에서 선수 육성은 허황된 꿈이다. 그 책임의 출발은 구단보다 지도자들이 더 크다. 그리고 구단일 뿐이다.
천만 관중 시대…과연 한국야구는 현실을 직시하고 변화할까? 솔직히!!! 어려울 것 같다.
언제가 KBO리그도 나락으로 떨어질 때, 진짜 늦었을 때 꿈툴 거리지 않을지…
사진 : https://m.sports.naver.com/kbaseball/article/076/0004217977
'KBO > 녹색 그라운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상선수에 대한 환상은 언제까지? (0) | 2024.12.09 |
---|---|
한국 야구, 현실부터 직시해야 한다 (6) | 2024.11.16 |
김도영-곽빈, 위기의 ‘류중일 호’를 구하다 (7) | 2024.11.14 |
가을 사나이 레예스 그리고 그와 팀을 살린 2人 (1) | 2024.10.26 |
NC를 8연패 수렁으로 이끈 통한의 실책 (0) | 2024.08.1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