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삼성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동열 감독이 부임했다. 이와 동시에 전년도 뛰었던 외국인 선수들과 관계도 모두 청산. 대신에 2명의 카드를 투수로 영입했다. 그중에 한 명이 루더 해크먼이었다(사이닝보너스 2만 5천 달러, 연봉 27만 5천 달러).
해크먼은 프로필상 194cm 89kg로 거구의 흑인 선수였다. 그는 1994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6라운드에서 콜로라도의 선택을 받았다. 이후 1999년 메이저리그 무대에 입성해 통산 5시즌 동안 149경기 9승 10패 1세이브 평균 자책점 5.09를 기록했다.
입단 당시만 해도 해크먼은 큰 키에서 나오는 힘을 바탕으로 최고 154km의 빠른 볼을 던진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시즌에 들어가서도 평균 140km 중후반, 최고 150km를 넘는 강속구를 보여줬다(워낙 펑카들이 많았기에…).
그런데 그는 너무 평범했다. 아니 메이저리그 출신이라는 것이 부끄러운 수준이었다. 4월 한 달간 5경기에서 28.1이닝을 소화했다. 그리고 단 1승을 거두며 평균 자책점 4.76을 기록한 것. 이후에는 나아지겠지…가 아니라 달라진 것이 없었다. 5월에도 5경기에 등판해 26.1이닝을 소화하며 1승 3패 평균 자책점 4.44를 기록한 것이다. 6월에도 5경기 1승 3패 평균 자책점 5.19로 매월 1승만 거두는 투수로 전락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구속만 놓고 보면 리그에서 상위 클래스에 속한다. 그런데 그는 힘을 쓰지 못했다. 왜냐하면 제구력이 좋지 않은 투수였기 때문이다. 훌륭한 싱킹 패스트볼 – 포크 볼 등을 가지고 있음에도 제구력에 발목 잡혀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한 것이다.
게다가 메이저리거라는 자부심이 한국 야구를 무시하는 오만도 문제였다. 그런데 계속해서 궁지(?)로 몰리자 경기 도중 선동열 감독에게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 알려 달라.”라고 했던 일화도 있었다.
『어떤 선수든 자부심이든 건방이든 다 좋다. 다만 잘하면서 그러기를…야구는 하지도 못하면서 오만은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수준이라면…』
물론 기록과 별개로 형편없는 투구만 한 것은 아니었다. 해크먼이 등판한 15경기 가운데 승패 없이 물러난 경기가 무려 6경기였다. 또한, 이 가운데에서도 ‘무실점-3실점’ 경기는 4경기나 될 정도…즉 타선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했다. 적응력과 기량에도 어느 정도 문제가 있었다. 다만 동료들의 지원 + 승운도 따르지 않았다. 여기에 소심한 성격도 한몫했다. 어쨌든 그는 ‘용병’이었다. 따라서 삼성에서 육성하면서 데리고 갈 수도 없었다. 결국 2005시즌 15경기 3승 6패 80.2이닝 평균 자책점 4.80을 기록하며 “또 패했구먼”이라는 오명과 함께 6월을 끝으로 한국을 떠나야 했다.
퇴출 후 마이너리그로 돌아간 해크먼은 2008년부터 대만 퉁이 라이온스에서 뛰기도 했다. 그리고 2010년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 Luther Gean Hackman - 한국명 : 루더 해크먼
● 1974년 10월 10일생
● 우완투수
● 1994드래프트 6라운드 콜로라도 지명
● 1999년 9월 1일 ML 데뷔
● 주요 경력 : 1999 콜로라도 -> 2000-2002 세인트루이스 -> 2003 샌디에고 -> 2005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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