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한화는 선발 마운드 보강을 위해 우완 투수 데이비드 에반스와 계약금 2만 달러, 연봉 15만 달러에 계약했다. 그러나 결과론적으로 이런 선수를 왜 영입했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입단 당시 언론에서는 에반스에 대해 2000년 메이저리그와 트리플A에서 뛰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그는 커리어 시작부터 은퇴하기까지 단 한 번도 메이저리그 무대에 올라가지 못했다. 또한 최고 150km의 빠른 볼과 낙차 큰 커브를 잘 구사하는 선수로 소개했지만 실제로는 전혀 달랐다.
2001년 한화의 지휘봉을 잡은 이광환 감독은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에반스를 자체 청백전을 통해 테스트했다. 이 말은 그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것도 사실 이상한 일이었다. 이광환 감독이 한화 사령탑에 오르기 전인 2000년 8월 이미 그를 눈여겨봤고 계약을 추진한 것이다. 어쨌든 스프링캠프에서 실망한 이광환 감독 눈에 에반스는 눈 밖에 났다.
그 결과 시즌 시작과 함께 그는 유력한 퇴출 후보가 됐다. 그리고 그의 운명은 단 두 경기 만에 결정됐다.
2001년 4월 6일 KBO리그 데뷔전에서 에반스는 2이닝 동안 13타자를 상대해 무려 5개의 안타를 허용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3개가 홈런이었던 것. 데뷔전 신나게 두들겨 맞으며 7실점을 한 에반스는 스스로 퇴출 구실을 만들어줬다. 두 번째 등판은 불펜으로 나와 3.1이닝을 소화했다. 그런데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14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1피안타 볼넷 2개 탈삼진 5개를 기록하며 1실점. 하지만 그에게 더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좋은 피칭을 했음에도 바로 퇴출됐다. 분명 팀에서 원하는 유형의 선수가 아니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좋은 피칭을 했는데 곧바로 퇴출한다는 것은 뭐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시즌 초반이라고 해도 강력한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광환 감독이 캠프때부터 대놓고(?) 그를 싫어했다는 점…
그 시절(?) 우리나라 실정으로 특급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적어도 마이너리그에서 좋은 기록을 남긴 선수들을 뽑았다. 즉 기록만 보고 뽑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 에반스는 마이너에서도 훌륭한 선수는 아니었다. 이는 선수가 문제가 아니라 그를 선택한 사람(?)이 문제였다. 어쨌든 이는 한화의 ‘용병 잔혹사’의 출발이기도…
에반스는 한화 역사에서 손꼽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던 선수였다. 단순히 말해서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할 수 있는 강속구도 없었고, 감독들이 선호(?)하는 제구력도 없었다. 한 마디로 무취 무색의 인물…한국을 떠난 에반스는 2002년을 끝으로 마운드를 떠났고, 이후 근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 David Brian Evans - 한국명 : 데이비드 에반스
● 1968년 1월 1일생
● 우완투수
● 1989년 ML 드래프트 6라운드 시애틀 지명
● 주요 경력 : 2001 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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