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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용병/LG 트윈스

추억의 용병 03 - ‘무늬만 용병’ 케빈 대톨라

by 특급용병 2023.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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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기 맹활약했던 펠릭스 주니어와 재계약을 결정한 LG1999년 외국인 드래프트 2라운드에서 우투좌타의 외야수 케빈 대톨라를 선택했다. 그리고 그와 연봉 8만 달러, 인센티브 1만 달러 등 총 9만 달러에 계약했다.

 

대톨라는 메이저리그 경험은 없었지만 트라이아웃 평가전 6경기에 출전, 타율 0.364 홈런 37타점으로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했다. LG는 안정적인 타격과 야구 센스를 높이 평가. 그를 선택했다(야구 센스라는 것이것은 아마도 그냥 할말 없으면 하는 것이 아닐지? 단골 멘트인데 결과는).

 

다만 문제가 한 가지 있었다.

 

1999년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수준이 전년도에 비해 더 떨어졌다. 그리고 자원도 매우 부족했다. 그래서 국내 팀들이 취할 수 있는 차선책은 포지션 관계없이 가장 나은(?) 선수를 뽑아 포지션 변경을 시키는 것이었다. LG 역시 3루수 자원을 뽑으려 했지만, 자원이 없었다. 그 결과 대톨라를 3루로 활용하겠다는 생각이었다(현대, 삼성, 해태 등등 모두 같은 선택을 했다). 그러나 이는 매우 큰 실수였고, 대톨라의 한국 생활을 고달프게 한 이유가 됐다.

 

대톨라는 마이너리그 시절 줄곧 외야수로만 뛰었고 3루는 근처도 안 가봤다. 심지어 누구나 한 번씩(?) 경험해 봤을 법한 1루도 뛴 적이 전혀 없었다(한국에서 돌아간 이후에는 1루수로 뛰었다. 한국에서 배워서 간 것인지). 그런 선수를 포지션 변경을 하겠다는 것은 모험이자 선수에게는 곤욕이었다.

 

어쨌든 스프링캠프에서 1번 타자 후보로 떠오르기도 했지만, 대톨라는 3루수겸 2번 타자로 결정이 됐다. 요즘 말하는 강한 2번 타자를 만들겠다는 계산과 타선의 짜임새를 위한 선택을 한 것이다.

 

문제는 역시 수비였다. 3루 수비가 너무도 불안해 LG 코칭스텝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당연한 것 아닌가? 처음 하는데ㅡㅡ;;). 그런데 서용빈이 병역 문제로 거취가 불투명해지자 대톨라를 1루수로 돌린 것이다. 이건 또 무슨 상황인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상황에 따라서 외야수로 기용하겠다고 선언까지한 마디로 떠돌이로 만든 것이다. 선수가 느껴야 할 혼란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럼에도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공격력에서는 기대치를 높였다. 다만 슬라이딩하다가 어깨와 허리 부상을 당한 것이 문제였다.

 

그 결과 대톨라는 시즌 시작 전부터 눈치를 봐야 했다. 1루수로 시즌을 시작. 그러나 수비 불안에 공격력까지 떨어지면서 먹튀 용병이라고 비난받아야 했다. 대톨라는 전반기 67경기. 타율 0.284 홈런 533타점을 기록했다. 물론 용병이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지만, 먹튀 수준은 아니었다. 다만 아쉬움이 많았을 뿐이다. 좋은 주력을 갖추고도 단 1개의 도루도 하지 못하는 장점이 없는 그런 선수가 대톨라였다. 후반기에도 반등하지 못했다. 결국 대톨라는 101경기 타율 0.279 홈런 942타점을 기록하며 한국 생활을 마감했다.

 

대톨라는 무늬만 용병이라고 조롱을 받았다. 하지만 앞서도 말했지만 따지고 보면 LG가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이다. 게다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포지션을 두 포지션이나 맡기려 했으니 야구를 제대로 할 수 있었을까? 선수보다 코칭스텝이 더 문제가 아니었을까

 

다만 엉뚱한 곳(?)에 힘을 쏟았다는 사실이 퍼지면서 팬들에게는 글러먹은 용병이었다. 언젠가 타격 후 1루로 달리다가 다리가 풀려 넘어진 적도 있었다. “그럴 수도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후에 대톨라가 쓰던 방에서 성인용품이 잔뜩 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다음 시즌 그 방을 쓰게 된 해리거가 대톨라의 물건들 때문에 부인에게 목숨이 위태로울(?) 뻔했다는 설도

 

어쨌든 대톨라는 퇴출 후 2005년까지 마이너리그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가다가 은퇴. 이후 근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 Kevin John Dattola - 한국명 : 케빈 대톨라

● 1967년 11월 23일생

● 우투/좌타/내야수

● 주요 경력 : 1999 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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