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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녹색 그라운드

나날이 퇴보하는 한국 야구

by 특급용병 2023.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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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결과일까? 아니면 당연한 결과일까?

 

AG 야구 대표팀이 예선 B조 대만과 경기에서 0-4로 패했다. 물론 이날의 패배로 대표팀이 원하는 목표가 아주 좌절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설령 금메달을 획득한다고 해도 한국 야구의 미래가 걱정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한국 야구의 수준은 퇴보했다.

 

과거 10년 전에 비해서 퇴보했고, 어쩌면 지금 수준은 과거 20년 전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된다. 2000년대 중반 이후 한국 야구의 위상은 하늘을 찔렀다. 2006WBC 4강을 시작으로 2008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로 정점을 찍었다. 아쉬웠지만 2009WBC 준우승 등 국제 대회에서 한국 야구는 경쟁력이 있었다. 하지만 이후 정점에서 내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10년이 지났다. 그렇다면 문제점이 개선되고 선수들의 기량 발전과 국제 경쟁력을 키웠어야 했지만, 한국 야구는 변하지 않았다. 그저 국제 대회에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언론은 여론을 조장하는 일에 열을 올렸고, 야구인들은 순간을 모면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국제 대회에서 한국 야구의 문제점이 확연하게 나타나도 국내 리그 흥행만 성공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나라가 일본이나 미국을 넘어서는 것은 어렵지만, 국제 대회에서는 가능할 수도 있다. 적어도 일본이나 미국에서도 통할 수 있는 자원이 많이 만들어졌어야 했다. 하지만 과연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통할 수 있는 선수가 몇이나 될까? 전문가들 눈은 다를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렇다면 그동안 뭘 했던 것일까?

 

선수들의 연봉은 어차피 기업에서 준다. 국가에서 주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국제 대회 성적이 좋지 않다고 돈값 못한다.”라는 비난은 어쩌면 바람직하지 않지만, 팬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FA 몸값. 문제는 그런 선수들의 기량이 그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는 것.

 

다시 야구장에서 자전거를 타고 개가 산책을 하는 일이 벌어져야 하는 것일까?

 

현장 지도자, 선수들도 문제가 있지만 행정력도 큰 문제다.

 

이번 대표팀 선발에 있어서 나이 제한이라는 자체 기준을 뒀다. 웃긴 일이다. 우리나라가 현재 야구를 그렇게 잘하는 것도 아닌데 최고의 선수로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젊은 선수로 어쩌면 병역 문제 해결하기 위한 안배를 하는 것은 할 말이 없다.

 

그냥 무능하게 앉아 있다가 이런 꼴이 난 것은 아닐까?

 

시간을 거슬러 2018 자카르타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고도 마치 전경기 콜드패를 당한 것 같은 취급을 당했다. 이유는 오지환 때문이다. 선발 당시 성적이 문제될 것은 없었다. 설령 그가 대표팀에서 자취를 감췄다고 해도 말이다. 그런데 필요 이상으로 모든 이들이 비난하더니 심지어 전임 감독이었던 선동열 감독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국감장에 서기도 했다. 그러더니 결국 오지환 법(?)’이 만들어졌다.

 

(제발 이따위 이름 따서 법을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지환이 뭘 어쨌다는 것인가? 설령 오지환은 AG 금메달로 병역 문제를 해결할 생각이었다고 해도 선발 과정에서 부정한 일이 없었으면 그는 잘못이 없다. 어차피 합법적으로 있는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죄가 되는가? 그리고 이것이 오지환만이 해당하는 것도 아니다.

 

결국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자 AG 규정과 관계없이 자체 규정을 두는 무리수를 뒀다.

 

일본은 우리나라에 비해 규모가 크다. 또한, BEST를 뽑지 않아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그런데 우리는 다르다. 우리가 안심하고 선수단을 구성하기에는 대만이 많이 커졌다.

 

이날 대만 선수들 특히 투수들은 한국 투수들보다 훨씬 더 나은 기량을 보였다. 타자들도 마찬가지였다. 대만 타자들이 전통적으로 빠른 볼에 대처를 잘했다. 하지만 한국 타자들은 빠른 볼에 전혀 대처가 안 된다. 즉 대만은 전통적으로 빠른 볼을 잘 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분석이다. 우리나라 투수들의 구속이 압도적이지 못하고, 타자들의 기량이 부족하다는 것뿐이다.

 

그런데 나이 제한하고 선수 선발을 한다는 것은

 

KBO리그는 당분간 흥행에 실패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처럼 계속 기량이 퇴보한다면 흥행 문제가 아니라 그 이상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아무튼 필자는 야구팬이기에 어쨌든 응원한다. 메달 여부와 상관없이다만 이제는 겉멋 야구, 속이 썩은 야구가 아닌 진짜 야구를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사진 출처 :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37/0000361628?sid=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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