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로 휘청거리던 모기업. 그런데도 2명의 외국인 타자를 영입했던 해태는 새천년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에 2명의 외국인 선수를 모두 퇴출했다. 그러나 또다시 보스턴의 도움(?)으로 2명의 선수를 영입했는데 그중 한 명이 ‘아르키메데스 포조’였다. 해태는 포조와 계약금 1만, 연봉 11만 달러에 계약했다.
포조는 1995년 시애틀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올라갔다. 이후 1997년까지 3시즌 동안 단 26경기를 뛰었다. 그리고 1999년 일본 요코하마에서 뛰게 됐다. 당시 일본 주니치에서 활약하던 선동열과 이종범은 그에 대해서 “변화구를 잘 치는 괜찮은 타자”라고 조언했다. 게다가 포조는 작은 체구에 불구하고 정확한 타격과 안정된 수비를 자랑하는 선수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는 그냥 대외적인 허위 사실(?)이었다. 막상 해태에 입단한 그는 2루에서 불안한 수비를 보여줬고, 홍현우가 부상에서 복귀하자 포지션 중복으로 계륵이 됐다. 그뿐 아니라 기량 자체가 형편없는 수준이었기에 화가 난(?) 김응룡 감독은 이미 방출이 확정된 롯데 테드 우드와 트레이드를 고려할 정도였다. 포조는 벤치에 앉아 있는 시간이 많아지자 불만을 터트렸고, 그에 대한 화답(?)으로 퇴출당했다.
하지만 포조가 퇴출 후 밝혀진 부끄러운 사실은 해태의 대우였다. 포조는 176cm 71kg으로 외국인 선수로는 매우 작은 체구였다. 물론 용병이라고 모두가 거구의 선수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포조는 그냥 평범한 체구의 소유자였던 것. 문제는 구단이 포조가 ‘용병 같지 않게 작은 체구’라고 해서 그를 무시했던 것이다.
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 초창기 일부 외국인 선수들이 KBO리그를 몇 수 아래로 보기도 했다. 또한, 무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었다. 그런데 구단과 선수가 기 싸움도 아니고 체구가 작다고 해서 푸대접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은 뭐라고 할 말이 없는 부분이었다. 포조는 구단의 푸대접에 대해서 자신의 에이전트에게 호소하며 항의하기도 했다.
다만 기량이 떨어져서 퇴출당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한국에서 퇴출당한 이후 포조의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어쨌든 선수 기량도 문제였지만 구단의 태도는 정말 엽기적인 수준이었다.
● Arquimedez Ortiz Pozo - 한국명 : 아르키메데스 포조
● 1973년 8월 24일생
● 우투/우타/내야수
● 1995년 9월 12일 ML 데뷔
● 주요 경력 : 1995 시애틀 -> 1996-1997 보스턴 -> 1999 요코하마 -> 2000 해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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