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현대는 프랭클린과 재계약 하고, 남은 한 자리에 우완투수 ‘셰인 바워스’를 영입했다.
바워스는 미국과 일본 야구를 두루 경험한 인물이었다.
1997년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무대에 입성한 바워스는 5경기에 등판해 19이닝을 소화하며 승리 없이 3패만을 기록했다(평균자책점 8.05). 이후 줄곧 마이너리그에서 뛰던 그는 2001년 일본으로 무대를 옮겼다. 일본 요코하마에서 2시즌을 뛰었는데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다(만약 성공했다면 한국에 안 왔을 것이다ㅡㅡ;;). 2시즌 동안 50경기 258.1이닝을 소화하며 7승 21패 평균자책점 4.08을 남기고 한국으로 날아왔다.
입단 당시 바워스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다만 일본 야구 경험으로 인해 적응하는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점이 긍정적인 요소였다. 이후 실전 연습 경기를 통해 비교적 준수한 투수로 평가받았다. 강력한 구위를 앞세우지는 않았지만 여러 구종을 구사하고 컨트롤이 안정적이라는 것이었다. 그래도 임팩트는 없었다(하지만 이것이 그의 매력(?)이었을 수도…).
시즌에 돌입하자 바워스는 정민태와 함께 현대 마운드 재건의 선봉장으로 활약했다. 190cm이 넘는 장신에 팔이 길어서 타자들에게는 마치 2층에서 떨어지는 듯이 한 위협감을 주는 것은 물론 140km 초중반의 구속에 다양한 구종으로 안정된 제구력으로 상대를 무력화 시켰다.
비록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꾸준하게 자신의 역할을 소화하고 있었다. 그리고 6월까지 무려 10승을 올리며 리그에서 가장 먼저 10승 투수가 됐다. 당시 페이스라면 20승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계산대로 흘러가지는 않았다. 10승을 올린 이후 바워스는 전반기에 더 이상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10승에 멈춰선 바워스는 급기야 어깨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가 됐다. 다시 복귀한 바워스는 이전보다 위력이 떨어지면서 단 3승을 추가하는데 그치며 13승 4패로 시즌을 마감했다. 부상으로 바워스는 13승에 머물며 다승 3위에 올랐으나 평균자책점 3.01로 이 부문 타이틀 홀더가 됐다.
전반기 막판 부상으로 많은 의혹이 있었지만 바워스는 한국시리즈 2차전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그리고 5.1이닝 동안 3실점으로 비교적 준수한 피칭을 했지만, 한국시리즈 2차전 바워스는 결코 정상이 아니었다. 구속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던 것은 물론 매우 어렵게 경기했었다. 그리고 이것은 한국 무대 마지막 피칭이었다. 시리즈가 7차전까지 가는 동안 바워스는 단 한 번도 등판하지 않았다. 역시나 어깨 부상이 이유였다.
2003시즌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한 현대는 시리즈 후, 바워스와의 재계약을 놓고 고민하게 됐다. 분명 훌륭한 투수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부상이었다. 한국에서 2차례 검진 결과 이상이 없다는 진단이 나왔다. 하지만 그의 상태가 석연치 않았던 것. 반면 바워스는 재계약 의사를 강력하게 밝혔다. 또한, 자신의 몸상태에 대해서도 미국에서 ‘자비’로 검사를 받고 검진 결과를 현대에 보내겠다고 할 정도로 한국 생활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하지만 바워스는 다시 현대 유니콘스의 일원이 되지 못했다. 미국에서 검진 결과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할 수 없이 바워스는 현대와의 인연을 마감해야 했다. 이듬해 마이너리그에서 잠깐 뛰기는 했지만 2004년을 끝으로 은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워스는 단 한 시즌 뛰었지만 좋은 기억이 많은 선수였다. 인성을 따지면 역대 현대 외국인 선수 중에 최고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화려하지 않지만, 팀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줬다. 전반기 정민태-김수경이 일시적으로 부진으로 팀이 자칫 위기에 빠질 수 있는 상황에서 바워스의 좋은 활약 덕분에 현대가 후반기 힘을 낼 수 있었고, 시즌 우승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이는 부상을 숨기고 재계약을 요구하기도 했고, 무리한 요구를 하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바워스는 전혀 그런 속임수와 땡깡(?)을 피우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아쉽고 기억에 남는 선수다.
● Shane Patrick Bowers - 한국명 : 셰인 바워스
● 1971년 7월 27일생
● 우완 투수
● 1993년 ML 드래프트 21라운드 미네소타 지명(전체597순위)
● 1997년 7월 26일 ML데뷔
● 주요 경력 : 1997 미네소타 -> 2001-2002 요코하마 -> 2003 현대
'추억의 용병 > 현대 유니콘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억의 용병 19 - ‘친절한 서튼씨’ 래리 서튼 (0) | 2023.07.11 |
---|---|
추억의 용병 18 – ‘커터의 장인’ 마이크 피어리 (0) | 2023.07.09 |
추억의 용병 16 - ‘이상한 용병’ 마이크 프랭클린 (0) | 2023.06.30 |
추억의 용병 15 - ‘Rain Man’ 멜퀴 토레스 (0) | 2023.06.28 |
추억의 용병 14 - ‘추남(?)’ 코리 폴 (0) | 2023.06.2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