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페즈 – 헥터의 계보를 이을 강력한 인물로 여겨졌다.
그러나 갑자기 그는 골칫덩이로 변해버렸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숀 앤더슨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아니 완전히 바뀌었다고 해야 할까? 이제 어느덧 필패의 아이콘을 넘어 감독이 경기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환경을 엉망으로 만드는 인물이 되었다.
KIA의 외국인 투수 2명 중 한 명이 아도니스 메디나는 시작부터 믿을 수 없는 카드였다. 한때는 160km도 던질 수 있는 투수라고 하는데 문제는 구속이 아니라 그냥 얻어터지는 ‘동네북’이다. 4월 4번의 선발 등판 중에 5실점 이상 경기 2번, 5월 4번 등판 가운데 5실점 이상 2번, 4실점 1번으로 답이 없는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반면 앤더슨은 달랐다. 4월 6번의 등판에서 QS 5번, QS+ 2번을 기록했다. 다만 승운이 따르지 않아서 3승 2패에 머물렀을 뿐이다. 그러나 5월 들어서는 28일 등판을 포함해 4경기 중에 5이닝을 넘은 경기는 단 한 차례였다. 나머지 3경기는 조기 강판. 특히 지난 23일 경기와 28일 경기는 일찌감치 무너지면서 타자들이 따라갈 힘을 잃게 만들었다.
기본적으로 구속은 문제없다. 그리고 지난 23일 경기에서 10피안타를 허용(4.1이닝)하면서 9실점(6자책)을 했지만 무조건 두들겨 맞는 것도 아니다. 물론 4월과 비교하면 피안타율이 거의 1할 이상 폭등했지만, 이것도 23일 경기에서 너무 맞아서 폭등한 것이다. 23일 경기를 제외하며 피안타율 0.277로 극악의 모습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갑자기 이렇게 대책 없는 투수가 된 이유는 뭘까? 단순히 수치만 보면 볼넷 숫자의 증가가 그 이유다.
4월 6경기 38.1이닝 동안 앤더슨이 허용한 볼넷 숫자는 단 6개였다. 하지만 5월 4경기에서는 16개다. 문제는 그의 이닝이 단 16.1이닝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곧 5월에는 이닝당 1개는 반드시 볼넷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단순 볼넷만의 문제가 아니라 카운트 싸움을 불리하게 하다가 연속 안타를 허용하는 악순환을 반복하다가 대량 실점으로 이어지게 된다.
팬의 입장에서는 외국인 선수의 부진에 쉽게 “퇴출”을 말하기도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런데 퇴출 여부를 떠나 앤더슨이 하루빨리 원인을 해결하지 않으면 KIA는 힘들 수밖에 없다. KIA의 공격력은 심한 기복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그렇다면 마운드의 힘으로 버텨야 한다. 본래 예상대로 양현종-외인 2명에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는 윤영철과 볼넷 없는 이의리라면 선발 마운드만으로 충분히 상위 팀들과 싸워 볼 만하다.
하지만 지금처럼 외국인 투수도 흔들리면서 승리보다 패배가 보장되어 있고, 불펜까지 부담이 가중된다면 나성범-김도영 등이 100% 그 이상의 컨디션으로 돌아온다고 해도 KIA의 반등은 어렵다. 나성범이 없음에도 비교적 버티고 있는데 마운드가 타선만큼이나 흔들리면 답이 없는 팀이 될 수밖에…
단조로운 구종으로 인해 상대 타자들이 속지 않고, 방망이가 잘 나오지 않는다면 앤더슨의 한국 생활은 그리 길 수 없을 것이다. 갑자기 돌변한 앤더슨, 과연 빠른시일 내에 돌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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