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론이지만 LG의 마운드 운영은 완전하게 실패했다.
LG와 키움의 주중 시리즈 두 번째 경기에서 7회 빅빅(?)이닝을 만든 키움이 11-1로 승리하며 시즌 5연패에서 탈출했다. 반면 LG는 4연승을 마감하게 됐다.
LG 마운드 운영은 완전 실패로…
LG 선발 김윤식은 6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투구수도 단 70개. 그러나 7회 선두타자 러셀에게 3루타를 허용했다. 그래봤지 투구수 72개. 어차피 구위로 상대를 윽박지르는 스타일도 아니다. 게다가 1-0으로 앞서고 있었다. 무사 3루라면 전성기 선동열이 등판해야 무실점으로 막을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런데 LG 벤치는 김윤식을 내리고 정우영을 올렸다.
LG 벤치는 정우영이 힘으로 눌러서 3루 주자의 득점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도였을 수도 있다. 충분히 그러한 욕심을 낼 수도 있다. 다만 정우영은 과거의 정우영이 아니다. 그리고 설령 김윤식이 러셀을 홈으로 불러들여도 아웃 카운트를 잡아나가면 동점을 허용해도 뭐 방망이가 좋으니 충분히 7-9회를 노려볼 만했다.
하지만 정우영은 4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볼넷 1개 2안타로 역전까지 허용하면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완전 경기를 기대할 수 없는 투수들이 나오면서 극복할 수 없는 수준의 실점으로 경기는 완전히 터져버렸다.
정우영 회복 or 자신을 찾는 시간이 필요…
누구의 권유였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더 좋은 모습”을 위해 타격/투구폼에 변화를 주는 것은 자칫 선수 생명에 치명타가 올 수도 있다.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이미 완성된 선수들은 단점을 보완하기 보다 “장점을 극대화”해야 한다. 그리고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보완해도 수용할 수 있는 선수’가 있다. 하지만 이런 선수는 그리 많지 않다. 이는 정우영 말고 이정후도 마찬가지다.
결국 실패해서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면 그냥 자신의 장점을 더 강화시키는 것이 낫다. 어차피 약점은 장점으로 커버하면 된다. 왜 굳이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인가? “더 좋은 방향”보다 “욕심”이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 어차피 150km 넘게 던지는 투수가…강력한 구위로 상황에 상관없이 상황을 끝내는 선수가 굳이 슬라이드 스텝에 신경 쓸 필요가 있는가?
단적인 예로 과거 이강철 감독이 현역 시절 장채근 포수가 “그렇게 느려서 어떻게 하냐?”라는 말에 “형님! 그냥 3루 갖다 놓고 다 잡으면 됩니다.”라고 했던 일화를 소개한 적이 있었다. 그 정도로 자신의 볼에 자신이 있었고, 이강철 감독은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언더핸드 투수였다. 그럼 더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LG는 아직 여유가 있다. 고우석이 없어도 선두 경쟁을 하고 있다. 차라리 길게 보고 정우영에게 시간을 줘야 한다. WBC 후유증이든 슬라이드 스텝의 변화로 인한 부진이든 되돌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 지도자들 제발 뭐가 안 된다고 폼부터 뜯어고치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기본적으로 코치들은 제발 공부 좀 하고 코치로 나서길…요즘은 2군에서 10년 있던 이들도 은퇴하면 바로 코치가 된다. 막말로 야구 못하던 사람한테 뭘 배우겠는가? 은퇴하면 갑자기 티칭 능력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선수들도 변화 주는 것이 장땡이 아니라는 것. 약점을 보기 전에 자신의 강점, 장점을 더 강화하는 것이 현명한 것일 수 있다.
잘못된 루틴(?)에서 벗어난 최원태
누구나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그런 일이 있다. 그런데 최원태 같은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수준의 실점으로 경기를 내주는 일이 종종 있다. 지난 삼성과 경기에서도 그렇고 7-8실점으로 무너지는 일이 한 시즌을 치르다 보면 자주(?) 있는 일이다. 최근에도 갑자기 롯데와 경기에서 한 이닝 대량 실점을 했었고, 삼성과 경기에서도 그랬다. 자연스럽게 그의 ERA는 치솟을 수밖에…
또한, 거듭 빅이닝을 만들어주는 경기가 쌓이면서 팀이나 지켜보는 이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LG와 경기에서도 신뢰할 수 없는 수준. LG의 방망이는 워낙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원태는 6이닝 동안 안타 7개를 허용하는 등, 큰 위기도 있었지만 6개의 삼진을 잡아내면서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3회에는 무사 1,2루와 2사 만루에서도 실점하지 않았다. 6회에는 무사 1,2루에서 2타자를 연속으로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하지만 대타 박동원에서 1타점 2루타를 했다. 다만 후속타자 박해민을 삼진으로 보내면서 위기를 스스로 극복하며 타자들이 따라갈 수 있는 혹은 뒤집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 것이다.
최원태가 그렇게 나이가 많은 투수는 아니다. 여전히 미래가 창창한 선수. 그러나 급격한 발전과 변화를 기대하기는 이제 어렵다. 그렇다면 좀 안정적인 투수가 될 필요는 있다. 훌륭한 선수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아직 신뢰하기가 어려운 선수인 것도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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