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경기는 전성기 가빈/레오를 보유한 삼성화재가 상무에게 셧아웃당한 수준이었다.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의 시즌 두 번째 경기. 외인도 없는 우리카드에게 현대캐피탈은 0-3 셧아웃을 당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런 경기를 할 수 있는 것일까?
블랑의 신펑 사랑, 레오와 허수봉만 힘들다
스포츠에서 절대적이라는 것은 없다. 그러나 객관적인 전력과 지금까지의 흐름은 현대캐피탈이 최소한(?) 3-0으로 이겼어야 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이는 우리카드가 좋은 경기를 한 것도 있지만 현대캐피탈 블랑 감독이 만든 결과였다.
레오 : 19득점 성공률 53.33%
허수봉 : 12득점 성공률 41.67%
허수봉의 공격 성공률이 다소 아쉽지만 수치상 문제되지 않았다. 여기에서 아포짓 스파이커 신펑은 10득점 성공률 58.82%를 기록했다. 특히 2세트 한때까지는 100% 성공률을 자랑했다. 그런데 어쩌면 이는 기록이라는 숫자의 맹점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신펑의 성공률과 별개로 2세트 이후 힘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 아니 어떤 면에서 레오-허수봉보다 더 많은 공격을 해줘야 함에도 그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뭘까?
레오-허수봉이 수비적인 부분에서 부담이 없다면 신펑 아니 블랑 감독을 비판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레오의 리시브 점유율은 무려 50.77%였다. 허수봉도 29.23% 다시 말해서 레오-허수봉은 수비에서도 많은 부담을 안고 경기를 한다. 즉 이들에게 블랑 감독은 공격과 수비 모두 활약해줄 것을 바라는 것이다.
허수봉이 리시브를 가담해서 언젠가 리시브가 좋아진다면 한국 배구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하지만 레오는? 그는 어느덧 34세의 베테랑 선수다. 과거 표현으로는 노장이다. 배구선수 그것도 공격수가 30대 중반을 넘어가고 있다면 전성기를 한참 넘긴 것이다. 어디 레오뿐인가? 이미 삼성화재의 가빈이 한국전력으로 컴백했을 때, 전성기처럼 팀을 이끌지 못했다. 그런데 레오에게 공격과 리시브에서 높은 점유율을 떠넘기는 것은 새로운 몰빵 배구다.
만약 신펑이 제 1옵션은 아니라도 2옵션 정도로 활약을 한다면 문제되지 않는다. 하지만 신펑은 제3옵션이다. 즉 KB손해보험으로 예를 들면 비예나-나경복이 1-2옵션이라면 황경민이 3옵션 정도 될 것이다(황경민을 비하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그 3옵션을 위해서 1-2옵션을 죽이는 것이 바람직한가?
세계적인 명장인지는 모르겠지만 블랑 감독의 장점을 모르겠다. 그리고 그가 감독이 되면서 현대캐피탈이 긍정적으로 바뀐 부분도 잘 모르겠다. 언젠가 레오에게 의존하면 안 된다고 인터뷰를 했다. 그런데 지금은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레오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지워주고 있다. 어쩌면 시즌 초반 많은 승점을 벌 수 있는 상황인데 전혀 힘을 받지 못하는 것. 가장 큰 문제는 감독의 선택이다.
전광인의 봉인, 더욱 이해할 수 없다
연장선상에서 블랑 감독의 올 시즌 계획이 리빌딩 혹은 세대교체라면 더는 말할 수 없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라면 이해할 수 없는 운영을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신펑이 특출나게 보여주는 것이 없다. 그리고 그로 인해 레오-허수봉의 공격력을 반감시키고 있다.
냉정하게 말해서 서브 파워는 전광인보다 신펑이 더 낫다. 공격의 힘도 낫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머지는 전혀…전광인은 리시브가 가능한 선수다. 적어도 레오가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지 않아도 된다. 달리 말하면 레오의 체력이 세이브되고 공격은 더 강력해질 수 있다.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득점력과 성공률에서도 전광인이 전혀 떨어질 이유가 없다.
그런데 블랑 감독은 전광인을 봉인하고 있다. 반드시 전광인을 써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전광인을 쓰지 않아야 할 이유도 없고, 전광인보다 더 나은 선수도 없다.
어쨌든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연승도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부상 전력이 많은데도 현대캐피탈과 큰 차이가 없다. 다시 말해서 시즌 초반 압도적인 시즌을 보낼 수 있는 환경에서도 비슷하게 간다. 그 이유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그것은 블랑 감독의 고집(?) 때문일 것이다.
황승빈 효과는?
최근 이준협 대신 황승빈을 주전 세터로 활용하고 있다. 어디까지나 감독의 고유권한일 수도 있고, 이준협보다 낫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전혀 나은 것도 없고 오히려 어려운 상황이 더 많이 연출되는 것도 보인다. 단순한 승패, 성공률이 문제가 아니다. 신펑과 호흡은 잘 맞는 것 같은데 레오-허수봉에게 올라가는 토스는 그들의 경험과 능력으로 처리하는 것이 더 많아 보인다. 여기에 중앙 공격수를 활용하지만, 호흡이 잘 맞지 않는다.
우리카드와 경기에서도 레오나 허수봉에게 올라가는 볼들이 네트에서 많이 떨어지거나 허수봉은 짊어지고 때리는 모습이 많았다. 중앙 속공은 빠르고 시원하게 이루어지는 것보다 최민호의 경험으로 포인트가 나는 모습도 나오기도…
다시 말하지만, 이준협이 더 낫다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오히려 이준협을 기용할 때는 신펑은 몰라도 레오-허수봉의 공격이 전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허수봉이 이끌고 레오가 고비에서 해결해주는 모습도 종종 나왔다. 그런데 황승빈 체제에서는 이런 틀이 깨지고 있다.
황승빈 아니라도 더 나은 선수가 있다면 당연히 써야 한다. 그런데 팀이 잘 나가고 무리가 없이 흘러가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포지션의 선수를 바꾼다는 것. 이해할 수 없다.
외국인 감독 바람 그런데 뭐가 달라졌는가? 차라리 진순기 감독 대행의 꼬리표를 떼 줬다면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의 마지막은 어땠을까? 그리고 지금 현대캐피탈은 더 나은 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사진 :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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