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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용병/롯데 자이언츠

추억의 용병 01 - ‘진짜 구라왕’ 덕 브래디

by 특급용병 2023.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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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롯데는 외국인 드리프트 1라운드에서 우완 투수 빅터 콜, 2라운드에서 내야수 덕 브래디를 지명했다. 그러나 빅터 콜이 무려 45만 달러를 요구하자 롯데는 계약을 포기하고 2라운드에서 지명한 브래디와 계약금 2, 연봉 9만 달러 등 총액 11만 달러에 계약했다.

 

브래디는 1991년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21라운드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지명을 받았다. 마이너리그에서 뛰던 그는 1995년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하며 12경기 21타수 4안타 타율 0.190을 기록했다. 물론 더 이상 메이저리그에 남아 있지는 못했다. 이후 더블A에서 주로 뛰었으나 기록은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당시 한국 야구의 수준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기대해볼 만했다.

 

롯데는 스위치히터라는 점과 함께 매우 빠른 발(?)을 자랑하는 선수로 일찌감치 주전 유격수로 기대했다. 기대치가 높은 만큼 IMF 상황에도 불구하고 거액(?)의 외화와 함께 아파트까지 지급했다. 당시 최대어로 꼽히던 한화 마이크 부시가 115천만 달러를 받았는데 브래디가 11만 달러를 받은 것은 상당히 많이 받은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기량은 형편없었다.

 

수준급의 타격이라는 것은 그저 상상 속의 일이었다. 날마다(?) 빈타에 허덕이며 팀을 좀 먹는 인물 가운데 한 명이었다. 게다가 지나치게 내성적인 성격 탓에 동료들과 어울리지 못했고, 야구보다 독서를 즐겼던 외인이었다. 또한 한국 음식을 전혀 입에 대지 않았다. 웃어야 할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스테이크 먹고 난 다음 날 홈런을 친 일화도 있었다. 물론 우연의 일치였겠지만혹시라도 매일 같이 스테이크 먹여줬으면 큰일을 내지 않았을지

 

유격수로 기대했으나 당시 물방망이로 유명했던 김민재에게 자리를 빼앗겼다. 그 결과 브래디는 2루로 쫓겨 갔다. 그러나 2루에는 롯데의 중심 박정태가 있었던 것. 결국 타순도 1번에서 시작해서 9번으로 밀려났고 지명타자로 출전하며 롯데 코칭스텝의 뒷목을 잡게 했던 선수였다.

 

브래디는 1998시즌 70경기를 뛰며 타율 0.258 홈런 36타점 도루 4개를 기록하며 시즌이 완전히 끝나기 전에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한 가지 알아야 할 부분이 있다. 많은 이들이 오해가 풀리기 전까지(?) 해태의 숀 헤어를 최고의 구라 왕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진정한 구라 왕(?)으로 입 야구를 했던 인물이 브래디였다.

 

입단 당시 브래디는 자신이 50도루를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여기까지는 그럴 수도 있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발로만 안타(내야안타) 30개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겁나 큰소리를 친 것이다. 그러나 그는 발로만 30안타가 아니라 한 시즌 동안 40안타에 그쳤고, 50개 이상 자신하던 도루는 고작 4개만 기록했다. 오히려 삼진 30개를 당하고 한국을 떠났다.

 

더 황당한 것은 계약 당시 옵션에 대해서 매우 높게 배팅해 롯데 관계자들을 당황하게 했다. 당시 외국인 선수들의 옵션은 상식적인(?) 수준이었다. 경기 수 정도만 채우면 받을 수 있던 수준. 한 마디로 적은 연봉(?)을 옵션으로 보상해주겠다는 구단들이 많았다. 그런데 일부 용병들이 자존심 상한다.”라며 옵션 내용을 매우 높게 조정해 달라고 했다. 이에 구단 관계자들은 그들을 진정시키는데 에너지를 쏟아야 했던 일도어쨌든 그 정도로 자신했는데진정한 구라 왕은 선량한(?) 숀 헤어가 아니라 브래디가 돼야 했었다.

 

야구보다 독서에 열을 올렸던 브래디는 미국으로 돌아가 마이너리그에서 1년을 보낸 뒤 은퇴했다. 그리고 자신의 적성(?)에 맞는 직업을 찾았다. 그건 바로 도서관 사서였던 것. 이후 근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어쨌든 좋은 기억은 분명 아니었지만, 롯데 역사의 1호 용병이었다.

 

● Stephen Douglas Brady - 한국명 : 덕 브래디

● 1969년 2월 23일생

● 우투/좌우타/내야수

● 1991드래프트 12라운드 시카고W 지명

● 1995년 10월 1일 ML 데뷔

● 주요 경력 : 1995 시카고W -> 1998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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